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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제 배우도 베낀다, 한국영화 위협하는 AI의 습격[하경헌의 고빗사위]

AI(인공지능)가 우리의 삶을 바꿨다는 이야기는 이제 전혀 새롭지 않다. 많은 분야에서 AI가 적극적으로 쓰이고, 실제 생활 속에서도 많은 이들이 AI 애플리케이션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단순히 이 양상이...

이제 배우도 베낀다, 한국영화 위협하는 AI의 습격[하경헌의 고빗사위]

* ‘고빗사위’는 ‘고비 중 가장 큰 고비’ 영어로 ‘클라이맥스(Climax)’를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배우 염혜란의 초상권을 침해한 의혹을 받고 있는 AI 영화 ‘검침원’의 한 장면. 사진 유튜브 캡쳐

AI(인공지능)가 우리의 삶을 바꿨다는 이야기는 이제 전혀 새롭지 않다. 많은 분야에서 AI가 적극적으로 쓰이고, 실제 생활 속에서도 많은 이들이 AI 애플리케이션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단순히 이 양상이 ‘이용’에 그치지 않고 ‘위협’이 된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된다.

지난 2월 할리우드는 중국의 한 AI 툴을 놓고 충격에 빠졌다.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액션영화에 출연한 듯한 격투장면이 공개됐는데, 이들의 체형이나 연기 그리고 목소리가 실제와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의 AI 툴 ‘시댄스 2.0’의 영상이었다.

즉각 할리우드는 반발했다. 미국 영화협회는 시댄스 2.0의 미국 저작물 무단 사용을 중단하라는 서명을 냈고,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도 프로그램 개발 업체에 중단 요구 서한을 보냈다. 결국 시댄스 2.0은 세계 출시를 미뤘다.

AI 영화 ‘검침원’으로부터 초상권 침해 피해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배우 염혜란. 사진 스포츠경향DB

AI 툴이 실제 배우를 복제하고 저작권 침해로 이어지는 일은 또 일어났다. 지난 31일 벌어진 배우 염혜란과 관련된 소동이다. 이날 유튜브에서는 AI 영화 ‘검침원’이 공개됐다. 제작사 측은 배우들의 초상권 사용에 대해 동의했다는 홍보 내용도 덧붙였다. 하지만 염혜란의 소속사 에이스팩토리 측은 이를 부인했다. 논란이 커지자 영상은 비공개 및 삭제 조치됐다.

영상은 다소 부자연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염혜란의 작품을 유심히 보지 않거나 AI 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실제 염혜란이 새로운 작품에 출연했으리라고 믿을 정도로 유사성을 보였다. 그의 얼굴과 체형 그리고 목소리 역시 하나의 연기로 구현됐다. 할리우드에만 있을 것 같은 AI로 인한 초상권 침해의 사례가 국내에서도 생긴 것이다.

이미 국내 AI 기반 영화 산업의 발전은 빨라지고 있다. 그림이나 컴퓨터그래픽이 주를 이루던 콘티 작업에서 AI를 쓰는 곳이 늘어났고, 스크린에서 보는 결과물을 제외한 많은 프리, 포스트 프러덕션 단계의 작업들이 AI로 대체되고 있다. 실제 CG(컴퓨터그래픽) 업계에서는 AI로 자신들의 작업이 대체될 수 있다는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영화 감독 루아이리 로빈슨이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의 격투 장면을 생성형 AI로 만들어 X(구 트위터)에 올린 장면. 루아이리 로빈슨 유튜브 캡쳐

이러한 상황에서 배우까지 AI 배우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세계에서 AI 기술에 대해 가장 장벽을 두지 않는 중국에서는 이미 회당 1억원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유명 배우들을 대체하기 위해 AI 배우의 캐스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자신의 초상권을 허락하고 이를 수익으로 거두는 시장까지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실제 AI 옴니버스 영화 ‘코드:G 주목의 시작’이 제작됐고, 이 작품에서 AI 배우인 ‘라운’이 캐스팅돼 출연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유명 감독들이 참여하는 AI 영화 ‘스낵시네마’를 공개했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생산 효율성에서도 압도적인 AI의 흐름을 거스를 방도는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다가올 초상권 침해나 영화 인력의 대체 등 현실적 위협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불과 지난해까지 우리는 AI 툴로 그저 ‘지브리 스타일’로 사진을 편집하는 데 재미를 느끼는 수준이었지만, 이제 기성 배우를 감쪽같이 대체하는 수준으로 불과 1년 만에 기술은 발전했다. AI의 현실적인 위협에 대처하는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필요가 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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