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해외출장 귀국 직후 사과문 발표
삼성병원, 경영권 승계 이후 세 번째
"전 세계 고객에 진심으로 사과" 발언
해외 고객사 공급 차질 우려 의식한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며 취재진 앞에서 파업이 예고된 노사 현안과 관련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국민 앞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2022년 10월 회장 취임 후 첫 대국민 사과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파업 위기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글로벌 공급망과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총수가 전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고 있는 만큼 회사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성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16일 오후 해외출장 귀국길에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해 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특히 "비바람은 제가 맞겠다"고 했다. 노조와 직원들, 국민과 고객, 정부와 투자자를 향해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 총수가 회사 내부 성과급 갈등과 노사 문제를 두고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회장은 2015년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대처 문제로 처음 대국민 사과를 했다. 5년 뒤인 2020년에는 경영권 승계 의혹과 무노조 경영에 대해 "삼성의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제는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선 두 차례는 그룹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과였다면, 이번엔 기업 내부 현안을 사과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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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과 배경에 해외 고객사들의 우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 회장이 발언 모두에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한 부분이 핵심이라는 해석이다. 글로벌 빅테크 사이에서 파업에 따른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번질 수 있는 상황을 가라앉히기 위한 목적이 담겼다는 것이다. 애플과 HP를 비롯한 일부 해외 고객사들은 이미 삼성전자에 파업 가능성과 납기 영향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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