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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원두 칼럼] 레오14세 vs 트럼프는 중동전쟁 파생상품인가

오죽했으면 상황 반전용으로 자신을 예수로 생성한 인공지능(AI) 이미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내렸을까 또 중동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유럽연합(EU)회원국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이원두 칼럼] 레오14세 vs 트럼프는 중동전쟁 파생상품인가

이원두 언론인

교황 레오 14세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 성 논쟁'은 21세기의 성속(聖俗) 대결인 동시에 중동전쟁의 '파생상품'으로 읽힌다.

이란과의 휴전협상이 막바지에 이르자 일단 '소강상태'로 들어갔으나 트럼프 성격을 미루어 볼 때 언제 다시 터질지 예측불허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과 '맞상대를 뜬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기 때는 당시의 프란치스코 교황과 험한 말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갈등의 성격상 레오 14세와의 이번 대결이 훨씬 심각하게 읽힌다. 오죽했으면 상황 반전용으로 자신을 예수로 생성한 인공지능(AI) 이미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내렸을까 또 중동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유럽연합(EU)회원국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트럼프를 지지했던 이탈리아 멜로니 총리조차 등을 돌렸다. 지금까지 레오 14세와 트럼프 대통령의 성속 대결은 누가 뭐래도 '속세 권력'의 패배로 막을 내릴 모양이다.

레오 14세가 교황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출신이기 때문이며 그 미국의 영도자가 바로 트럼프 자신이라고 우월감을 앞세운 것이 갈등 발단의 원인이다. 레오 14세는 초대 베드로 교황 이후 267대가 된다. 레오 14세임으로 교황 가운데는 레오 칭호를 사용한 이가 14명이나 된다. 14명의 '레오 교황' 가운데 4세가 유명하다.

그가 취임한 847년은 '사라센'으로 통칭되던 이슬람 세력이 로마까지 유린, 성 베드로 지하 성당도 약탈당한 치욕의 시기였다. 전임인 세르기우스 교황이 소천한 당일 교황에 선출되자마자 등극한 '비상 취임' 1호 교황으로도 유명하다. 교황취임 직후 바티칸 언덕에 방어용 성을 쌓았으며 주변 세력과 손을 잡고 해군까지 창설하여 로마 앞바다를 지켰다, 역사는 그를 로마를 복원한 교황으로 기록한다.

이런 '1천 2백년 전의 전임자'를 기려 레오 14세가 된 현 교황이나 레오 4세 교황은 결은 달라도 '전쟁 방지'라는 인류 공통의 미덕을 지키려는 자세만은 같다고 봐야 한다. 이른바 '정의'와 '평화'는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면서도 그 개념은 항상 상대적인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인간이 이기적인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번 '성속 갈등'에서도 레오 14세가 지키려는 정의와 평화는 트럼프가 추구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세계 14억 명이 넘는 가톨릭 신자의 영적 지도자인 교황과 최강국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정의와 평화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교황은 종신직임으로 '중간선거'가 없다는 점이 트럼프와 다른 점이다. 바티칸의 강점은, 교황의 강점은 바티칸이 통상 업무가 없어서, 또 군사동맹이 필요 없어서, 그리고 그린란드와 같은 탐낼만한 '영토'도 없어서 트럼프가 전 세계를 향해 휘두르는 보도(寶刀)인 관세와 군사동맹 흔들기와 영토 욕심이 아무런 힘을 발휘 못 한다. 그래서 트럼프는 스스로를 예수로 만듦으로써 교황 위에 서려고 시도한 지도 모른다.

성속 대결의 백미는 1294년에 즉위한 보니파키우스 8세와 프랑스 필리프 4세의 갈등일 것이다. 교황권 극대화를 추구한 보니파키우스 8세를 못마땅하게 여겨 파문을 추진한 필리프 4세는 사절단을 교황에게 파견,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내 목을 베어 가라'는 일갈로 거절하자 사절단 대표가 교황의 뺨을 때렸다는 전설이 실제 사건처럼 전해오고 있다. 충격을 받은 교황이 얼마 안 가서 사망하는 것으로 대결은 끝이 났다. 이후 교황권 약화, 다시 말하면 세속 권력의 극대화가 두드러져 교황청이 프랑스 아비뇽으로 옮겨진 이른바 '아비뇽 유슈 (幽囚)'로 이어진다. 말이 교황청 이전이지 사실은 교황을 필리프 4세 감독 아래 유폐한 것이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나서고야 바티칸 복귀가 이루어졌다.,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 '제 말을 트럼프 대통령이 하려던 일과 같은 선상에 올려놓는 것은 복음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선을 그은 교황. '교황은 나약하고 외교정책은 형편 없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교황은 원치 않으며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것을 비난하는 교황도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여 폄훼하는 트럼프. 트럼프가 자신에게 예수 이미지를 덧칠하는 바람에 여론의 지지를 잃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로서는 비록 소수이기는 하더라도 강력한 힘을 과시하는 유대 사회와 가톨릭 신자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입장이다. 따라서 중동전쟁의 파생상품 성격이 강한 21세기 성⁃속 대결에서도 적당한 시기가 되면 트럼프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도망친다)를 출구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Who is>

이원두 칼럼니스트. 언론인. 번역가 한국일보 부장, 경향신문 문화부장 부국장 내외(현 헤랄드)경제 수석논설위원, 파이낸셜 뉴스 주필 한국추리작가협회 상임 부회장 등 역임

이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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