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쏠림을 억제하기 위해 주담대 자본규제를 추가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가계대출 총량은 안정적으로 관리하되 저금리 포용금융이 실수요자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규제를 조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은행권의 주담대 의존도가 과도하다며 위험가중자산(RWA) 추가 인상 여부를 묻자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한번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은행 내부등급법상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높였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25%까지 추가 상향할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은행의 주담대 취급 부담도 커진다. 은행의 핵심 자본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보통주 자본을 RWA로 나눠 산출한다. 주담대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RWA가 늘어 CET1 비율이 낮아질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주담대 확대 유인이 줄어든다.
주담대 중심의 자산 운용을 줄여야 한다는 국회의 요구에 금융위도 추가 규제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다만 이 위원장은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즉각적인 추가 상향 방침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가계대출 규제 과정에서 서민금융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권 저금리 포용대출 상품을 대출 연소득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되는 부분과 서민금융이 실수요자에게 제대로 가야 하는 부분, 잘 조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중·저신용자와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저금리 대출까지 일률적으로 제약하지 않도록 운용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국감에서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선정 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루센트블록의 허세영 대표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금융위는 지난 2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로 NXT컨소시엄과 KDX를 선정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선정 과정에 대해 기존 대형 기업에 유리한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 아래 인가 절차와 결과 공개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사전에 충분한 컨설팅이 이뤄졌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젊은 혁신가에게 미리 컨설팅을 해줬다면 더 나은 결과가 있었을 것 같다"며 "그런 부분은 저희가 잘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 흐름을 살펴 주담대 자본규제의 추가 강화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서민·실수요자 금융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가계대출 관리체계를 운용할 방침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