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생성 이미지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국면에서 유례없는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노동조합이 올해 반도체 부문 성과급으로 4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규모를 요구하면서 사측과의 노사 갈등을 넘어 직원 간 노노(勞勞) 갈등, 주주 반발까지 3중 충돌 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40조 요구에 협상 결렬…5월 파업 '초읽기'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올해 반도체 부문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고 있다. 1분기 잠정 영업이익(57조2000억원) 발표 직후 연간 영업이익 270조원을 기준선으로 제시하며 40조5000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사측에 전달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입장문을 통해 "사측이 지난 2차 집중교섭 당시 DS 부문 2026년 영업이익을 200조원으로 가정해 보상안을 제시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200조 기준 특별 포상이 아닌 실제 성과와 실적 전망에 맞는 1등 기업에 맞는 정당한 보상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사측도 파격적인 역제안을 내놨다. 메모리사업부가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연봉 50%)을 초과하는 특별 포상을 지급하고,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3%로 책정한다는 내용이었다. SK하이닉스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보상을 사실상 보장하겠다는 카드였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일시적 특별 포상이 아닌 제도의 영구적 변경을 요구하며 교섭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노조는 지난 3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 가결을 이끌어내며 5월 총파업을 공식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 창사(1969년) 이래 두 번째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약 1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현직 관계자는 "파업전 결집만 평택에서 3~4만명이 예상된다. TL(테크니컬 리더), PL(프로젝트 리더) 등도 다 참가한다"고 말했다.
◇노노갈등에 이어 주주도 가세
갈등의 파장은 노사 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측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노조 요구안을 2025년 실적에 대입할 경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성과급 지급률은 기존 47%에서 11%로 급감한다. DS부문 내에서도 수혜와 피해가 갈리는 구조다.
DX(가전, 모바일) 부문과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반도체 호황의 수혜가 DS부문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DX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나만 살고 보자는 식"이라는 비판도 사내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한 삼성전자 비 메모리부문 관계자는 "비메모리 인원에게는 성과급을 주지 않겠다고 사측에서 못박았다. 직원들 분위기는 처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주들의 반발도 거세다. 노조가 요구하는 40조원은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배당액(약 11조1000억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노조 요구액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투자액(37조7000억원)과도 맞먹는다.
삼성전자는 설비투자를 포함해 올해 110조원의 지출을 예정하고 있다. 노조 요구액은 단순 비교로도 현대모비스나 HD현대일렉트릭 주식 100%를 사들일 수 있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AI 주도권 경쟁에서 사활을 걸어야 할 시점에 투자 재원을 통째로 성과급으로 소진하는 것이 옳은 경영인지 의문"이라며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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