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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경제] 초생산성 시대의 과제: 분리를 순환으로 바꾸는 ‘홍익이화 혁명’

경제사회의 기본은 생산과 분배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제4차 산업혁명은 초생산성 사회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이상 제조업에 비해 생산성 향상이 더뎠던 의료·법률 등 고급 서비스도 AI 혁명으로 한계를 돌파하고 있다.

[이슈&경제] 초생산성 시대의 과제: 분리를 순환으로 바꾸는 ‘홍익이화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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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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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모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강정모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경제사회의 기본은 생산과 분배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제4차 산업혁명은 초생산성 사회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이상 제조업에 비해 생산성 향상이 더뎠던 의료·법률 등 고급 서비스도 AI 혁명으로 한계를 돌파하고 있다. 그러나 AI는 생산성을 높여도 소비하지 않아 생산은 넘치지만 소비가 위축되는 시장 붕괴의 역설이 우려된다. 과학기술이 이룩할 유토피아적 미래사회의 궁극적 과제는 결국 분배로 귀착될 것이다.

일자리와 성장의 근원인 혁신은 수많은 실패를 거쳐 소수의 주체에 의해 이룩되므로 성과에 따른 보상인 제1차 분배는 필연적으로 불균형 성장과 소득격차로 귀착된다. 시장은 잘되는 경제 주체를 선택하고 지원하는 차별화 장치이자 강력한 동기부여의 작동 장치다. 반면 가처분소득으로 시장 수요를 뒷받침하는 제2차 분배는 균형되어야 하므로 제도의 영역에 속한다.

역사가 보여주듯 평등 보상과 균형 분배를 앞세운 사회주의 계획경제는 생산 유인을 약화해 나눌 부 자체를 줄이기 쉽다. 반면 시장경제는 차등 보상을 통해 효율적 생산과 혁신을 촉진하지만 소득 불균형을 낳는다. 따라서 성장과 분배가 충돌할 때는 성장 동력을 살리면서 그 성과를 사회 전체에 환원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한국처럼 성장 정책은 분배 논리로, 분배정책은 성장 논리로 좌절되면 저성장과 양극화가 심화하고 포퓰리즘 정치가 확산할 수 있다.

해법은 생산적 관계와 부의 창출은 시장에 맡기되 생활수준의 보장은 사회안전망과 공동체 의식, 자발적 기여를 통해 실현하는 것이다. 복지 확대도 자립 의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 시장과 제도가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며 협력할 때 양극화를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개인의 사익 추구도 올바른 정신과 제도 속에서 공익과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게임이론에 따르면 반복되고 투명한 신뢰 사회에서는 배려하는 자가 최종적으로 승리한다. 기업과 개인이 투명하게 세금을 내고 자발적으로 기여할 때, 사회는 그들에게 사회적 명예와 자아실현이라는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쌍방향으로 교환되는 금융·조세 생태계가 구축될 때 지속 가능한 선순환이 완성된다.

이러한 선순환은 생산과 소비의 관계에서도 발현된다. 과거의 산업혁명이 분업을 통해 일과 놀이, 생산과 소비를 철저히 분리해 효율을 극대화했다면, 제4차 산업혁명은 이들을 하나로 융합한다. 디지털 DIY(Do It Yourself) 환경에서는 생산 소비자인 ‘프로슈머(Prosumer)’가 스스로 작품과 가치를 창출하고 플랫폼을 통해 공유·거래한다.

이는 부분의 혁신이 전체로 전파되고, 전체의 지식이 다시 부분에서 구현되는 홀론(Holon)적 생명화 현상이다. 인간은 이제 단순 반복 노동을 AI와 로봇에 맡기고,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일과 삶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제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할 시대철학은 뉴턴식의 기계론적 사고가 아닌 선순환과 생명 발현의 공유철학이어야 한다. 이는 개인의 창의성과 사익을 무시하는 공산주의식 공유가 아니라, 개인의 창의성이 승화되어 사회 전체의 상생으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철학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한국의 전통사상인 홍익인간(弘益人間)과 태극(太極) 순환의 원리라는 훌륭한 해답이 있다. 상극의 기운이 끊임없이 순환하며 상생으로 승화하는 태극의 원리는 대립과 양극화를 극복해야 할 미래사회의 핵심 가치관과 일치한다. 기업은 상생하는 열린 생태계로 거듭나고, 사회는 가치 창출과 분배가 막힘없이 도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홍익이화(弘益理化) 혁명이야말로 대한민국이 디지털 미래사회의 선두주자로서 세계를 선도해 나갈 가장 강력한 철학적 무기이자 시대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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