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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슈&경제] HMM 미래와 산업은행의 우왕좌왕 태도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선제적 투자, 재무 안정성 확보, 친환경·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등 중장기 경쟁력 강화 전략이다. 과거 한진해운 파산 사례는 잘못된 시장 판단과 무리한 경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이슈&경제] HMM 미래와 산업은행의 우왕좌왕 태도

중동發 공급망 흔들... 원유·물류 불안 확산

HMM 본사 이전 논쟁, 본질 벗어난 소모전

정치 아닌 전략...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해법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

최근 이란전쟁을 위시한 중동지역의 군사적 충돌은 글로벌 해상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 전반의 병목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는 해상 물류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과거 수에즈 운하 봉쇄와 팬데믹 시기를 경험했듯이 항로 차질은 곧 운임 폭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수출입 기업의 물류비 부담을 급격히 증가시킨다. 해운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수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이는 결국 우리 경제 전반의 비용 상승과 수출 경쟁력 약화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한 구조가 아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국적선사 HMM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본사 부산 이전 문제는 본질과 거리가 먼 정책 논쟁으로 흐르고 있다.

본사 이전은 단순한 지역 균형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 고객 접근성, 금융·재무 의사결정 효율성과 직결되는 핵심 경영 사안이다. 세계 주요 해운선사들이 수도권에 본사를 두는 이유 역시 이러한 비즈니스 환경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 및 일부 정치권은 충분한 논의와 합리적 검토 없이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HMM의 지배구조 현실을 간과한 접근이다. HMM은 본래 민간기업이었으며 현재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관리하는 과도기적 상태에 있다. 궁극적으로는 민간기업으로의 정상화가 목표인 만큼 향후 인수 주체의 전략적 판단에 맡겨야 할 사안을 정책적으로 선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방적 추진이 기업 내부와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이미 노조는 강력한 반대와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경영 안정성을 훼손하고 대외 신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의 본사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중심이며 영업·재무·금융·고객 관리 등 핵심 기능이 집약된 곳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기능이 집중된 수도권과 분리될 경우 업무 비효율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지금 HMM이 직면한 진짜 과제는 본사 이전이 아니다. 팬데믹과 전쟁 특수 이후 도래할 해운 경기 하락 국면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선복 과잉과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선제적 투자, 재무 안정성 확보, 친환경·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등 중장기 경쟁력 강화 전략이다.

과거 한진해운 파산 사례는 잘못된 시장 판단과 무리한 경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보여준다. HMM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의 양호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보다 치밀한 전략과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 최근 HMM의 낮은 주가의 심각한 문제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명확한 비전 제시도 요구된다.

산업은행의 역할 역시 재정립돼야 한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관리와 함께 기업가치 극대화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에서 나타난 비효율적 자금 투입과 낮은 회수 문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특히 HMM과 같은 대형 기업의 매각에서는 충분한 자기자본을 보유한 인수 주체를 선별하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결국 HMM의 미래는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시장 원리와 기업 전략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본사 이전이라는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운사로 도약하기 위한 실질적 로드맵이다.

정부, 정치권, 정책금융기관 모두 HMM의 성장 전략에 집중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재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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