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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K] 수십억 소송 비용…주민 알권리는 ‘뒷전?’

KBS전주방송총국은 지난달부터 새만금 관할권을 둘러싼 군산과 김제시, 부안군의 소송비용 문제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이슈K] 수십억 소송 비용…주민 알권리는 ‘뒷전?’

[앵커]

〈이슈 K〉시간입니다.

KBS전주방송총국은 지난달부터 새만금 관할권을 둘러싼 군산과 김제시, 부안군의 소송비용 문제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관할권 분쟁에 각 자치단체가 적지 않은 세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정작 구체적인 소송비용 내역은 주민들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요.

소송비용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그리고 왜 주민들이 그 내역을 알기 어려운지 이 내용을 취재한 김현주 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어서 오세요.

김현주 기자, 이 취재의 출발은 무엇이었습니까?

새만금 관할권을 둘러싼 지자체 간 갈등은 잘 알려져 있는데, 소송비용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네, 최근 행정안전부가 새만금 신항 관할권을 군산시로 결정했습니다.

김제시와 부안군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새만금에 있는 세 지자체, 군산과 김제, 부안이 새만금 시설과 매립지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는 건 2010년 방조제 준공 이후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군산시는 위헌법률심판 재정 신청, 헌법소원과 권한쟁의까지 진행했습니다.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들었을 거로 추정이 되는데, 금액이 정확히 공개된 적은 없었습니다.

지역 정치권까지 나서 집회도 하고 삭발까지 하는 상황에서 그 싸움에 세금이 얼마나 쓰이는지 시민들이 알고 판단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앵커]

군산과 김제시, 부안군이 소송비용을 일부만 공개하거나 아예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가 내세우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주민의 세금이 들어간 소송비용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 답변이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정보공개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국민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1996년에 제정됐는데요.

법에는, 비공개 대상 정보가 뭔지도 정의돼 있습니다.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 돼있으면서 공개된다면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 법인이나 단체, 개인의 경영상, 영업상 비밀에 관한 내용이라서 공개되면 이들의 정당한 이익을 아주 많이 해칠 우려가 있는 정보 등입니다.

군산은 이 법률 9조 1항 5호를 근거로, 김제와 부안은 4호와 7호를 근거로 이미 끝난 소송 비용의 구체적인 내용들, 현수막이나 결의대회 지원 비용 같은 홍보 비용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앵커]

일부 소송비용 사용 내역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도 받아보지 못하고 있죠.

판례나 변호사 자문 결과를 받아봐도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요.

좀 더 설명해 준다면요?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 같은 게 포함이 돼야 비공개 정보가 되는 거고 수임료나 대리인 선임 내역은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로 보기 어려우니까 공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세금 사용에 대한 내역이기도 하고요.

과거에, 검찰이 '수사 기밀'이라고 주장하면서 비공개하던 특수 활동비 내역도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소송비 수임료, 법률대리인 선임 내역 등을 비공개하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판례를 살펴보면요.

지난해 외교부도 수임료가 공개되면 "소송 전략적 판단을 가늠할 수 있고, 방어 논리나 대응 방식이 노출된다"며 공개를 거부했다가 소송에서 졌습니다.

군산시가 "시의 대응 전략과 판단 기준을 파악·추정할 수 있다"며 비공개한 것과 거의 같은 논리인데요.

또, 국회는 헌법재판에 쓴 변호사 수임료 공개 요구를 거부하면서 소송을 맡은 법률 대리인이 비공개를 요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안군이 "법률대리인의 정당한 이익"을 이유로 비공개한 것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제삼자의 비공개 요청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비공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새만금 관할권을 둘러싼 소송이 16년 동안 이어지면서 비용도 계속 쌓이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일각에서는 '소모전'을 가장 큰 문제로 꼽습니다.

전북 주민들이 낸 세금이 서로를 상대로 한 소송에 쓰이고, 현수막이나 결의대회 같은 여론전이 벌어지는 거죠.

세 지자체가 협력해서 더 큰 성과를 내는 게 아니라 행정력과 비용 등을 소모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관할권을 가져오면 세수나 기업 유치 같은 효과가 있어서 지자체 입장에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관할 결정 기준이 보다 일관되고 분명하게 적용된다면, 그때마다 수억 원씩 소송비를 쓰고 주민끼리 갈등하는 일도 줄일 수 있을 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주민들의 세금이 투입되는 소송비용인데, 정작 주민들은 그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게 답답할 노릇인데요,

이런 우려와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뒤따라야 할까요?

결국 답은 투명한 정보공개라고 생각합니다.

행정안전부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정보공개를 거부당해 행정소송까지 간 사건에서 법원이 청구인 손을 들어준 비율이 2020년부터 5년 동안 매년 40%를 넘었습니다.

지난해에도 37%였습니다.

지자체를 상대로 한 이의신청도 지난해 기준, 10건 중 4건 가까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만큼 공공기관이 공개해야 할 정보까지 일단 비공개하고, 뒤집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이미 집행이 끝난 소송 관련 비용이라도 주민들이 알 수 있어야, 소송이 정말 필요한지도 함께 따져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글·구성:이은선/영상편집:한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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