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언론인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 그곳에 있는 '서울로'는 과연 안전한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반대로 서울의 '테헤란로'는 선진 대한민국 문명의 중심지로 오늘도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서울에 '테헤란로'가 생긴 것은 강남 개발이 한창이던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자춘 서울특별시장과 골람레자 닉페이 테헤란 시장이 자매결연을 맺으며,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 도로명을 맞바꾸기로 합의했다. 각자의 수도 이름을 딴 도로를 하나씩 두기로 한 약속에 따라 서울의 '테헤란로'와 테헤란의 '서울로(Seoul Street)'가 탄생한 것이다.
당시 서울은 대규모 도시 개발이 막 시작되던 때였다. 강남의 허허벌판을 가로지르던 '삼릉로(三稜路)'를 '테헤란로'로 명명하고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지정했다. 이후 서울의 테헤란로(Teheran-ro)는 대한민국 IT와 금융의 심장부가 되었고, 수많은 고층 빌딩이 들어서며 '테헤란 밸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세계적인 상업 지구로 발전했다.
테헤란의 서울로(Khiyaban-e Seoul)는 테헤란 북부 에빈(Evin) 지구 근처에 위치해 있다. 서울의 테헤란로처럼 화려한 상업 지구라기보다는 대사관과 고급 주택, 주요 공공시설이 밀집한 비교적 차분하고 쾌적한 도로다. 한국 대사관이 이 길 인근에 있으며 테헤란 국제전람회장, 국가 올림픽 위원회 등이 이 도로와 연결되어 있다. 인근에는 '서울 공원'도 조성되어 있어 현지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최근 국제 정세에 따라 양국 관계가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테헤란의 '서울로' 표지판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며 두 도시의 특별한 인연을 증명하고 있다.
2026년 5월 현재, 이란과 주변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서울로'가 있는 테헤란의 상황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서울로는 군사 시설보다는 외교 및 공공시설이 중심을 이루고 있어, 직접적인 군사 타격의 우선 목표가 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미국 간의 분쟁으로 긴장감이 높지만, 지난 4월 초 체결된 2주간의 조건부 휴전이 논의되면서 대규모 공습은 잠시 멈춘 상태다. 다만 언제든 상황이 급변할 수 있어 현지의 경계 태세는 삼엄하다.
최근 보도와 상황을 종합하면 테헤란 시내는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돌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서울로 주변을 포함한 주요 도로에는 정부의 경비 병력이 증강 배치되었으며, 국가 인프라와 운송로 보호를 위해 곳곳에 검문소가 설치되어 서울의 테헤란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고 한다.
전쟁의 위협에 경제적 제재로 인한 고물가까지 겹쳐 시민들의 삶은 고단하다. 그럼에도 상점들은 문을 열고 직장인들은 출근하는 등 '불안한 일상'은 계속되고 있다.
다행히 한국은 이란으로부터 '비적대국'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행 등과 관련해서도 우호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는 테헤란 내 한국 관련 상징물이나 시설이 물리적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여러 국가가 이란에 대해 '여행 금지' 또는 '즉시 출국' 권고를 내린 상태다. 서울로 인근의 서울 공원 등 시민 밀집 지역은 시위나 집회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루빨리 전쟁의 포화가 걷히고, 테헤란의 '서울로'를 편안하게 관광할 수 있는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 보다 급한 일은 우리나라 유조선 20여 척이 호르무스에 갇혀 있는데, '서울로_테헤란로'의 우호 정신을 살려서라도 해결책이 없는지 노력해 볼 일이다. 정부와 정치인들은 서로 싸움질만 할 게 아니라 총력을 기울여 이란에 갇힌 우리 유조선을 데려와야 한다. 일본의 총력외교를 눈여겨 보라.
<Who is>
이상우-언론인, 소설가, 한국디지털문인협회, 한국추리작가협회 이사장, 국민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goodday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 역임. <세종대왕 이도> <신설 임꺽정> <신의불꽃> 등 역사, 추리소설과 <긴생각 짧은글> <권력은 짧고 언론은 영원하다>등 저서 400여 편을 발표. 한글 발전공로로 문화포장 수훈.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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