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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美가 항로 역봉쇄… 힘들어도 장기 대책 추진해야[사설]

원유·LNG 수급은 물론, 중동 의존도가 높은 나프타와 요소, 헬륨, 브롬 등 산업 및 반도체·의료의 필수 소재 공급 차질로 인해 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소재를 품목별로...

이번엔 美가 항로 역봉쇄… 힘들어도 장기 대책 추진해야[사설]

어느 한쪽의 항복이 아닌, 협상으로 전쟁을 끝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2주 휴전을 선언하고 협상에 돌입한 미국·이란 전쟁도 다르지 않다. 첫 협상이 결렬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군이 호르무즈 해상 기뢰 제거작업에 착수할 것” 등의 입장을 내놨고,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과 오만만에 있는 모든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한 ‘역(逆)봉쇄’인 셈이다.

이번 항로 봉쇄는 이란의 원유 수출 및 식량·생필품 수입까지 저지하는 초강경 조치다. 지난 8일 ‘2주 휴전’ 합의 후에도 호르무즈 개방이 안 돼 논란이 됐는데, 미국이 해군력을 동원해 강제 개방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셈이다. 이란의 돈줄을 틀어막고, 이란 원유 80∼90%를 수입하고 무기 제공 의혹도 받는 중국까지 겨냥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고유가가 뉴노멀이 될 것임을 더욱 확고하게 뒷받침한다. 세계 경제 먹구름도 더 짙어지게 됐다. 원유·LNG 수급은 물론, 중동 의존도가 높은 나프타와 요소, 헬륨, 브롬 등 산업 및 반도체·의료의 필수 소재 공급 차질로 인해 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소재를 품목별로 관리해 대체 공급망 마련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선 전쟁 장기화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원칙을 견지하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석유류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2주 단위로 정유사의 공급가를 정하면서 국제 유가 연동을 언급했지만, 지난 10일부터 적용된 3차 가격은 지난 2차 때와 같다. 추가경정예산 재원 중 6조1000억 원을 고유가 피해 지원금으로 배분, 6월 지방선거 전후로 2번에 나눠 지급하기로 한 것은 선거를 의식한 선심으로 비친다. 에너지 과소비를 줄이고 원유·LNG 및 소재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 국민도 차량 2부제 및 대중교통 사용 등에 흔쾌히 동참해야 할 것이다. 포퓰리즘 대책에 의존하기보다는 힘들더라도 정부와 기업, 국민이 고통을 분담하면서 고유가 파고를 넘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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