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여파…중동산 나프타 수급 급감
LG화학 2공장 중단·여천NCC 일부 공정 셧다운
롯데케미칼 TA 앞당겨…"4월 연쇄 생산차질" 경고
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사진=LG화학
중동 전쟁에 따른 나프타(naphtha·납사)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석유화학 설비가 멈추기 시작했다. 업계가 우려해온 ‘NCC 셧다운’이 현실화되고 있다.
LG화학은 23일 전남 여수산단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연간 120만t 규모의 1공장과 80만t 규모의 2공장으로 구성돼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납사 수급 차질에 따른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재고를 활용하고, 주력 라인 유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번 가동 중단과 관련해 곧 공시도 진행할 예정이다. 생산 중단이 공시로 이어질 경우, 경영 및 실적 영향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중동 사태 장기화로 보유 나프타가 소진된 데다 추가 도입도 막히면서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현장 설명이다. 설령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해상 운송 기간을 고려하면 공급 정상화까지 최소 수 주가 소요되는 구조다.
여수산단 내 다른 기업들도 일부 공정부터 가동을 멈추는 등 대응에 나섰다.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기지인 여천NCC도 이날부터 올레핀 전환 공정(OCU) 가동을 중단했다. 최근에는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까지 선언하며 비상 운영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 역시 다음 달 18일로 예정됐던 정기 보수(TA)를 27일로 앞당겼다.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재고량도 많지 않아 원료 공급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생산을 줄이려는 조치다.
핵심 변수는 나프타 가격과 수급이다. 국제 나프타 가격은 톤당 637달러에서 중동 사태 발발 이후 1100달러를 넘어섰으며, 지난주 1161달러까지 치솟았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의 절반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중동산이다. 나머지 물량도 정유사를 통해 조달하는데, 이 역시 원유 수급 차질의 영향을 받는다. 수입과 국내 공급이 동시에 흔들리는 ‘이중 압박’이 발생한 셈이다.
업계는 현재를 ‘버티기 국면’으로 보고 있다. 이달 초부터 가동률을 60% 수준까지 낮추며 대응해 왔지만, 원료 확보가 막히면서 부분 셧다운으로 전환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파급력이다. NCC에서 생산되는 에틸렌은 플라스틱·합성수지 등 기초 소재의 출발점으로,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전반에 투입된다. 나프타→에틸렌→중간재로 이어지는 공급망 특성상 산업 전반에 차질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이 이어질 경우 4월 중순을 기점으로 연쇄적인 생산 중단과 불가항력 선언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체 수급처 확보도 쉽지 않은 만큼 단기간 내 정상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정부는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하는 방안과 함께 수출 제한 및 대체 수입선 확보 지원 등을 검토 중이지만, 글로벌 공급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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