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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란전쟁 장기화에 공매도 잔고 '사상 최대'…제도 개선 논쟁 재점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 공매도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공매도 거래가 증가하는 구조가 재확인되며, 제도를 둘러싼 논쟁도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이란전쟁 장기화에 공매도 잔고 '사상 최대'…제도 개선 논쟁 재점화

구름 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출처=연합]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 공매도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공매도 거래가 증가하는 구조가 재확인되며, 제도를 둘러싼 논쟁도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집계일인 9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16조40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일 기록한 최고치인 16조2547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공매도 잔고는 지난달 31일 14조원대까지 감소했으나, 이달 증가세로 전환되며 약 1조7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종목별로는 한미반도체가 1조7176억원으로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았고, 현대차(1조6745억원), LG에너지솔루션(1조2543억원), 미래에셋증권(8609억원), HD현대중공업(7109억원), 포스코퓨처엠(670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이를 재매수해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는 시장 전반에서 하락에 베팅하는 성격이 강하다.

공매도 확대의 배경에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휴전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협상 결렬 시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글로벌 증시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공매도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공매도 갑론을박' 고개…제도 정비 필요성 부각

일각에서는 공매도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상승 동력을 제약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에 대한 불신이 강한 편이다. 공매도는 주로 기관·외국인이 참여하는 구조로, 개인 투자자와 자본력 격차가 커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설명이다.

청와대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출처=연합]

아울러 한국의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 추진 과정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 FTSE 러셀은 최근 한국 공매도 제도에 대해 '제한적(Restricted)' 등급을 받았다. 투자자 접근성이 낮고 제도 운영상의 제약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FTSE 러셀은 보고서를 통해 "시장 참여자들이 공매도 운영 과정에서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공매도 제도가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합리적인지 점검하고, 미비한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기능 측면에서 공매도는 필요하다"며 전면 폐지에는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매도 폐지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 제도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잘 쓰면 약이 되고, 못 쓰면 독이 된다"며 "부정적인 측면은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측면은 최대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개선 사항들이 원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지를 세세히 점검하고, 혹시라도 사각지대가 남아있는지를 살펴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해법은 폐지가 아니라 정교화"라며 "단순 상승률이 아니라 거래량 급증, 변동성, 정보·공시 변화 등을 함께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발동 기준과 해제 조건을 명확히 공개하는 것도 시장 신뢰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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