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수대·정규군 통합사령부 차원서 성명
“호르무즈 유조선·상선들, 지정항로만 가라”
“美 놀이터 아냐…해상통로 안보는 레드라인”
“美 해협 간섭·전투기주둔은 위협, 모든 조치”
외무차관도 “호르무즈 미군아닌 이란이 지휘”
시리아·레바논 첫포함 12 국-미군 회담 견제
“호르무즈 자유로운 상거래 흐름, 공동 의지”
이란, 해협통제·수수료 목표 “미군철수” 요구
이란 지도부와 군이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거듭 주장하면서 “지정된 항로를 이탈하거나 무시하는 행위는 무장병력의 즉각적·강력 대응에 직면할 것이고 해당 선박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 수위를 높였다.
이란 국영 IRNA 통신과 IRIB 방송 등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최고지도자 친위 군사조직)와 정규군 통합사령부인 하탐알안비야 중앙본부(KCHQ)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모든 유조선과 상선은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해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란군은 “호르무즈 해협은 침략자 미국의 놀이터가 아니라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절대적인 주권 영토”라며 “이 중요한 해상통로의 안보와 안정은 강력한 이란 이슬람 군대의 레드라인”이라고 전제하며 해협을 통항하는 미국 외 제3국 선박들에 으름장을 놨다.
이란군 총참모부 문장. [이란 국영 IRIB 방송 보도 이미지 갈무리]
이란군은 또 “미국이 안보문제에 간섭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에서 교란행위를 하는 건 이란의 국가주권에 대한 위협”이라며 “유인기든 무인기(드론)든 미 전투기가 해협 상공에 계속 주둔하는 건 이 해협의 안보를 위협하고 지역안보를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미국 군대와 그 지지자들의 어떠한 침략과 공격도 분쇄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주저없이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법률·국제담당 차관도 이날 X를 통해 “호르무즈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아닌 이란 지휘 아래 정의된다”고 주장하며 “바레인에서의 군사 회담은 페르시아만에서의 법적 질서와 안보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미 측을 견제했다.
이어 “역내 안보는 미국의 군사적 우산 아래가 아니라 미국의 이 지역 철수, 각국 주권 존중, 그리고 새로운 지정학적 현실을 수용하는 것으로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중부사는 1일(현지시간) 바레인에서 바레인 국방군이 주최한 역내 안보 회의를 미군이 주도했으며, 중동 지역 12개국 국방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자유로운 상거래 흐름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성명으로 밝힌 바 있다.
미군은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을 비롯한 바레인·이집트·요르단·쿠웨이트·레바논·오만·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 아랍에미리트(UAE)·예멘 군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특히 시리아와 레바논 측이 미군 주도 지역 방위 회의에 처음 자리한 사례라고 전했다.
지난 7월 1일(현지시간) 바레인 국방군이 개최하고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주도한 중동 지역 안보회의에 12개국 군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해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 X 계정 게재 사진]
중부사는 “미국과 역내 우방 국가들은 중동 전역에 걸쳐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규모가 큰 능동형 방공·미사일 방어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최근 미국이 중재한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기본 합의’(헤즈볼라와 전쟁 중단) 이행에 관해 쿠퍼 사령관이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로돌프 하이칼 레바논 육군참모총장을 만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17일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60일간 후속 핵 협상을 위한 고위급·실무 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MoU 5조에 ‘이란은 상선들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을 다해 조처할 것’이라는 문구가 담겨, 이란 지도부는 자국의 독점적인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이 부여됐다고 주장하며 상선 통제와 수수료 부과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지지하는 오만 연안 항로 대신 자국의 ‘지정 항로’를 따르라고 강변하고 있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은 어떤 형태의 해협 통행료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반박했고, 오만 정부도 향후 해협 관련 협정에 통행료 부과가 포함되지 않는단 입장을 냈다.
IRIB 방송은 전날 보도에서 선박명 등 공개 없이 ‘외국 컨테이너선 1척이 이란 당국의 지정 항로를 이탈해 얕은 수역으로 들어갔다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좌초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선박이 이란 라라크섬 남쪽 해역을 통해서만 운항해야 한다’는 IRGC 경고를 선전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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