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뚜렷하게 위축됐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0으로 1월(112.1)보다 5.1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당시(-12.7p)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종합해 산출한다. 100을 웃돌면 장기평균(2003∼2024년) 대비 낙관적, 100 미만이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CCSI 구성지수별 추이 / 한국은행 제공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1월과 2월 각각 1.0p, 1.3p 상승했던 CCSI는 석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세부 지수별로는 향후경기전망(89·-13p) 하락 폭이 가장 컸고, 현재경기판단(86·-9p), 생활형편전망(97·-4p), 가계수입전망(101·-2p), 현재생활형편(94·-2p)도 떨어졌다. 소비지출전망(111)은 변동이 없었다.
이흥후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부정적 경기 판단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상당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리수준전망지수(109)는 시장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으로 4p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 가운데 ‘향후 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7%로 한 달 사이 0.1%p 높아졌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0%로 완만했지만, 고유가와 환율 영향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96)는 12p 급락해 2025년 2월 이후 13개월 만에 100을 밑돌았다. 이는 1년 뒤 집값 하락을 점치는 소비자가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 팀장은 “서울 핵심지역 주택가격은 하락세지만 전국적으로는 오르는 만큼 추세적 안정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란 사태가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와 생활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소비심리 위축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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