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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란 전쟁 여파 투자금 ‘미국 회귀’… 글로벌 증시 낙폭 확대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낮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와 인공지능(AI) 열풍의 대안으로 주목받던 유럽과 아시아... 또한 글로벌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기업들 역시 실적 타격을 피할 수 없으며, AI 관련 거품 우려와...

이란 전쟁 여파 투자금 ‘미국 회귀’… 글로벌 증시 낙폭 확대

에너지 자급력 앞세운 미국, ‘투자 피난처’ 재부각

전문가들 “단기적 대응 강화”… 한국 펀더멘털 지적도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변수… 미국 우위 지속 여부 ‘미지수’

이란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시장을 누비던 투자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가격 폭등 속에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의 자산이 상대적인 안전처로 평가받으면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 수입국의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해외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으나 미국의 낙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식 MSCI 지수가 약 10% 하락하는 동안 미국 지수는 5.4% 하락에 그쳤다. 반면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 DAX 지수(-11%)와 일본 닛케이 평균 주가(-9.3%)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역시 7.41% 하락하며 글로벌 약세 흐름에 동조했다.

이러한 차이는 유가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별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됐다.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으로서 에너지 가격 상승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반면 한국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비용 부담 증대로 인해 투자 매력이 급감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낮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와 인공지능(AI) 열풍의 대안으로 주목받던 유럽과 아시아 증시의 위상은 한 달 새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해 코스피가 75.6% 급등하며 G20 및 OECD 국가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하고, 글로벌 MSCI 지수가 미국 지수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던 흐름이 전쟁이라는 변수를 만나 반전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발 빠르게 투자 비중을 조절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마이클 로젠 앤젤레스 투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 유럽과 신흥시장 비중을 늘렸으나 두 달도 안 되어 방향을 틀었다”며 “현재는 매우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국 등 신흥국 증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나온다. 마이클 그린 심플리파이 자산운용 수석 전략가는 한국을 예로 들며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고 지정학적 리스크(북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자산의 독주 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유가 상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꺾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기업들 역시 실적 타격을 피할 수 없으며, AI 관련 거품 우려와 사모신용대출 시장의 부실 위험 등 잠재적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이란 전쟁 격화에 유가 급등,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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