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연설 전에
“미국에 적개심 없다” 공개 서한
이란은 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직후 “더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공격을 통해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에브라힘 졸파카리 대변인은 성명에서 “당신들(미국, 이스라엘)은 우리의 방대하고 전략적인 역량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당신들이 우리의 전략 미사일 생산 기지, 장거리 공격 및 정밀 타격 드론, 첨단 방공 시스템, 전자전 능력, 특수 장비를 파괴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이란에 궤멸적 타격을 입혔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마스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졸파카리는 그러면서 “우리의 명예롭고 존엄한 무슬림 국가를 침략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며 “전능하신 알라에 대한 믿음으로, 이 전쟁은 당신들이 굴욕과 불명예, 마지막 후회를 느끼며 항복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 군부의 이 같은 강경 입장은 트럼프 연설 전 마스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종전 의사’를 시사한 것과는 온도차가 크다. 페제시키안은 트럼프의 연설 6시간 전 이란 매체를 통해 공개한 ‘미국인들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대립의 길로 계속 가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대가를 요구하며 무의미한 일”이라며 “이란 국민은 미국·유럽 등 주변국 어떤 민족에도 적개심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를 향해서는 “한 국가를 ‘석기 시대’로 돌려놓겠다는 위협이 미국의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 외에 대체 무슨 이익이 있느냐”며 “이스라엘의 대리전을 치르는 것이 ‘미국 우선주의’냐”고 했다.
트럼프 연설 전후로 이란에서 상반된 입장이 나온 것은, 기본적으로 트럼프가 연설에서 ‘석기시대’ 표현 등으로 이란을 자극하며 종전 구상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실권을 장악한 강경 혁명수비대(IRGC)와 유화파인 페제시키안의 성향 차이도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제시키안의 서신이 이란 지도부 전체의 합의를 반영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란 대통령은 군부를 통제할 권한이 없는 명목상 직위다.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인공지능(AI) 등 첨단 지식 기반 산업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고, 이스라엘의 해수 담수화 시설도 곧 타격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NYT는 “이란의 고위 인사들은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 트럼프가 요구하는 수준의 양보는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란 고위 인사들은 이번에 설령 전쟁을 잠시 멈추더라도, 이스라엘이 몇달 내 다시 공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도 한다. 이란이 현 전쟁을 ‘체제 생존 투쟁’으로 보고 있고, 지난해 6월과 지난 2월 협상 도중 선제 공격을 한 미국·이스라엘 대한 불신도 극심하기에 ‘버티기’를 택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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