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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대로면 中에 역전”…콘텐츠·플랫폼 중심으로 TV사업 대수술

구글 북미 광고 솔루션 총괄과 구글코리아 대표를 지낸 그는 자타 공인 정보기술(IT) 플랫폼 전문가다. 2014년 합류 이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를 안착시키며 VD사업부의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이대로면 中에 역전”…콘텐츠·플랫폼 중심으로 TV사업 대수술

■삼성 TV수장 전격 교체…이례적 5월 인사 배경은

中, 저가 이어 프리미엄까지 추격

기기 넘어 SW중심 수익구조 메스

부진한 해외 생산거점 철수도 병행

2년전 전영현처럼 원포인트 쇄신

‘TV 플러스 신화’ 이원진 전진배치

AI·스마트홈 기반 생태계 전환 예고

이원진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 겸 서비스 비즈니스팀장. 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

가 4일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을 전격 교체하는 5월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것은 “중국의 매서운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사업구조 개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최고경영진의 절박한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 경쟁을 넘어 ‘소프트웨어·플랫폼’ 중심으로 TV 사업의 체질을 근본부터 뜯어고치겠다는 강력한 쇄신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신임 VD사업부장(사장) 겸 서비스비즈니스팀장에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을 선임했다. 연말 정기 인사가 아닌 5월 수시 인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인사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 주도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최종 승인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부진하거나 쇄신이 시급한 조직은 시기를 불문하고 언제든 메스를 대겠다는 이 회장 특유의 ‘실용주의’ 경영 기조가 작동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와 업계는 이번 결정을 삼성의 ‘수시 인사 성공 공식’의 재연으로 보고 있다. 2년 전인 2024년 5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약화로 위기에 처했던 반도체(DS) 부문에 전영현 부회장을 구원투수로 투입했던 사례와 판박이라는 해석이다. 전 부회장 등판 이후 삼성은 2년 만에 HBM4(6세대) 최초 양산과 분기 실적 50조 원 돌파라는 극적인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 벼랑 끝에 선 TV 사업 역시 ‘제2의 전영현’을 전진 배치해 신속하게 돌파구를 찾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수장 교체 이면에는 턱밑까지 파고든 중국 기업들에 대한 짙은 경계심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TV 시장(출하량 기준)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23년 18.6%에서 지난해 17.7%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 TCL(12.5%→14.7%)과 하이센스(11.4%→12.7%)는 거침없이 몸집을 불리는 상황이다.

과거 초저가 공세에 의존하던 중국이 프리미엄 시장까지 넘보는 가운데 수요 둔화와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까지 겹친 것도 이번 인사의 배경이다. 2021년 3조 6500억 원에 달하던 VD·생활가전(DA)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약 2000억 원 적자로 돌아설 만큼 경영 상황에 비상등이 켜져 있다.

구원투수로 낙점된 이 사장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무기로 플랫폼과 서비스를 꺼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 북미 광고 솔루션 총괄과 구글코리아 대표를 지낸 그는 자타 공인 정보기술(IT) 플랫폼 전문가다. 2014년 합류 이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를 안착시키며 VD사업부의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를 발굴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지니어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세트사업부 수장 자리에 마케팅·서비스 전문가인 이 사장이 앉은 것은 TV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얇고 선명한 화면을 앞세운 하드웨어 경쟁은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2024년 이후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기기 한 대를 파는 일회성 수익보다 전 세계 거실을 장악한 삼성 TV 생태계를 활용한 채널 수수료와 맞춤형 광고 수익 창출이 지상 과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AI 시대에 TV는 스마트홈의 핵심 ‘허브’인 만큼 절대 놓칠 수 없는 격전지라는 분석이다.

플랫폼 중심의 수익 모델 전환에 맞춰 글로벌 조직과 생산 거점의 고강도 효율화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이 이끌던 기존 글로벌마케팅실을 폐지하고 산하 센터를 DX 부문 직속으로 재편해 전사 마케팅 전략과 각 사업부의 연계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수익성 방어를 위한 글로벌 생산 거점 재편 작업도 병행된다. 전 세계 14개국, 31개(2025년 기준) 생산 거점 중 경쟁력을 잃은 곳은 과감히 솎아낸다는 복안이다. 유럽 TV 공략의 전진기지였던 슬로바키아 갈란타 공장을 올 5월 폐쇄하고, 소형 가전 중심의 말레이시아 클랑 법인도 연내 문을 닫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베트남 호찌민 등으로 생산 및 물류를 일원화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23년 말 최연소 사장으로 발탁돼 TV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온 용석우 사장은 노태문 DX부문장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긴다. 향후 AI와 로봇 등 세트 사업 전반의 미래 핵심 기술 자문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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