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 문재인정부에 이어 이재명정부에서도 또 다시 국민의 역린을 건드리고야 말았다. 찬반이 엇갈리는 대부분의 정책과는 다르게, 유독 부동산 규제책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컨센서스가 한 방향으로 형성되는 것을 이미 두 차례에 걸쳐서 확인한 바 있다. 여기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물어본다면 필자도 “이의있습니다(I object)”를 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은 부동산규제책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많은 전망과 대책 그리고 불만과 찬성의 목소리까지 각종 뉴스가 백색소음이 되어 어떤 목소리도 묻혀버리는 지금, 한마디를 덧붙인다고 새로운 가치를 더하기는 애시당초 글러먹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많은 백색소음 중에서 유독 필자의 눈에 뜨이는 목소리가 있어서, 저것만큼은 그냥 묻혀서는 안되겠다 싶어 한마디 보탤까 한다.
이번 부동산규제정책에 대해 청년층의 반발을 불러온 가장 큰 것은 역시 ‘사다리걷어차기’이다. 기성세대는 다 내집 마련을 끝내고 가격도 올려놓고 새롭게 출발하는 청년들은 내집 마련 기회를 걷어차려는 것인가에 대한 반발이다. 정부의 정책 목적이나 효과가 무엇인지는 논외로 하고, 당장 우리 젊은이들은 내집 마련은 그만두고 남의 집 더부살이도 불가능해지고 있다. 갭 투기를 막겟다는 취지에서 전세를 막아버리고 월세로 물꼬를 틀어준다는 취지는 알겠으나, 청년층은 과도한 월세 부담에 허덕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 상당수의 일자리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창출되고 있고, 그만큼 출퇴근 수요가 많은데 서울에는 들어가 살 아파트가 없고, 경기도 권역에 소재한 아파트도 매수하기 쉽지않은 가격이다.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아파트는 생필품이다. 그 장기까지 기다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거는 구하지 못하면 노숙자가 되는 것이다.
청년층의 주거문제와 결혼, 합계출산율까지 연결해서 말하는 것조차 사치스러운 일이 된지 오래다. 필자가 그동안 여러 신문에 기고한 칼럼들 주제 중 가장 비중 있게 다뤘던 주제가 바로 합계출산율과 인구소멸에 대한 주제였다. 이제는 그런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무엇을 해주면 결혼하겠니 하는 질문에 청년들은 곧바로 반발한다. 결혼과 무슨 상관이냐는 것이다. 다만 기성세대로서,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엄마로서 딸에게 가장 소중하게 키워온 자식들에게 가장 소중한 무엇을 내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우리 자신에게 던져봐야 할 것이다.
요즘 SNS를 뜨겁게 달구는 주제가 용산어린이공원을 청년용 아파트 부지로 사용하자는 논란이다. 여기에 더하여 청년들은 여의도 국회의사당도 내놓으라고 한다. 필자가 그동안 칼럼을 통해서 언급해왔던 바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지점이다. 어디 이상한 철도역사 부지를 활용해서 기찻길옆 오막살이 같은 청년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어이없는 아이디어 그만두고, 출근길에만 한시간 두시간 걸리는 거리에 제공하여 업무 시작과 동시에 녹초를 만들겠다는 생각도 하지말고, 서울 한가운데에 자리를 내주는 것이 맞다. 용산 여의도 금싸라기 같은 땅덩어리이다. 서울시 녹지공간 부족한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녹지공간보다 더 소중한 것이 우리 청년들의 미래 아닌가.
다시 한번 제안해본다.
먼저 청와대와 국회의사장을 세종시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를 제공하자. 약 20만평이다. 용산공원 조성 예정지 90만평 중에서 절반을 청년임대용 부지로 제공하자. 40만평이다. 청와대가 세종시로 이전한 끝에 서울공항을 유지해야할 이유가 없다. 서울공항 부지는 공항 자체와 주변 개발 가능부지까지 최소 120만평에서 최대 수백만평까지 택지 공급이 가능하다. 이 정도면 우리 청년들이 신혼살림을 위해서 필요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기에 충분한 대지가 될 것이라고 본다.
얼마나 소중한가의 문제이다. 소중한 만큼 소중하게 대우해주는 정책이 되길 바란다. 이재명대통령께서 소중한 마음을 내어주시기 바란다.
이계안 2.1지속가능재단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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