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북한 문제와 대미 투자, 핵추진잠수함, 농축·재처리,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한미 양자회담을 하는 모습. /뉴시스(공동취재)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북한 문제와 대미 투자, 핵추진잠수함, 농축·재처리,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에 네 번째로 만난 양 정상이 전작권 전환 문제를 처음으로 논의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81차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30분 간 양자회담을 진행했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위 안보실장은 "양 정상은 양국 간 전략투자사업 논의가 큰 진전을 이룬 것을 환영했다"며 "또 양 정상은 작년 11월에 발표한 한미정상 공동설명자료를 토대로 핵잠수함 연료, 농축·재처리, 조선 협력, 전작권 전환 등 분야에서도 한미 간 협력을 한층 더 심화시키고자 하는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고 후속 협의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한미 정상은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로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한중 관계를 포함해 역내 정세에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이날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 문제를 집중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작권 문제를 정상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기한 적은 없었다"며 "오늘 처음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작권 전환 문제 설명에) 꽤 많은 시간을 들였다"며 "우리 쪽 설명을 많이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전체 사안에 대해 전체 그림을 설명했고, 조건은 충족해야 하지만 시점도 빨리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게 의미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면 나중에 (후속 협의를) 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한 고위급 협의도 제안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요지는 가급적 빨리 마무리되면 좋겠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고위급 회의를 진행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이)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위비 증액을 더 하겠다고 했다"고도 설명했다.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네 번째 만남이다. 앞서 양 정상은 지난해 8월 워싱턴 D.C.에서 첫 회담을 가졌으며, 이후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올해 6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0) 정상회의에서 만났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이번 회담은 대미(對美) 투자 협상이 진전을 이루면서 회담 직전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애초에는 투자 협의에 대한 전망이 확실치 않아서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았었는데 이후 투자 협의가 진전이 잘 됐기 때문에 급히 추진을 했고 성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협력에 대해선 "미 측이 관심을 보였다"며 "많은 논의를 했고, 후속 논의도 가속화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원자력 협정, 핵잠 논의는 그간 외적 요인 때문에 진전이 없었는데, 가장 큰 요인이었던 투자 문제에 진전이 있어서 우리가 (안보협상의) 논의를 진전시킬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문제 진전을 위해 후속 협의를 워싱턴 D.C.에서 갖기로 했다. 가급적 빨리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로 잘 지낸다, 그건 유일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북한과의 대화에 기여를 해달라"는 기대를 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다만 '북미대화의 진전이 있느냐'는 물음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금 어떤 구체성 있는 연락이 온다는 것 같은 이야기는 없었다"며 "남북관계는 접촉이 거의 없으므로 미국에서 풀어나가면 좋겠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북한 노동당 총비서)과 잘 지낸다"고 언급했고,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접촉이 거의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 (대화를)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회담을 시작하면서 김혜경 여사의 안부를 묻고 두 정상 간 골프 라운딩도 재차 언급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도 이 대통령에게 부부 동산 골프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여러 이슈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호르무즈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며 "빠진 거라기보다는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특별한 언급이 양측으로부터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수지 와일즈 백악관 비서실장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배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위 안보실장과 함께 조현 외교부 장관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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