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고장난 시계도 두 번은 맞아”
한동훈·오세훈 “기준 재논의 필요”
야권 ‘차등 대우’ 주장에 명분 준 셈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다문화가정 지원 제도의 폐지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호응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보수 정치인들이 청년층에서 민감한 공정 의제를 고리로 선명성 경쟁에 나서면서 대통령이 외국인 차등 대우를 요구해온 야권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기자와 통화하며 “대통령에게 장단을 맞추는 것 같아 당에서 관심이 적은데, 사실 중요한 의제”라며 내국인 역차별 문제에 관한 공론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고장 난 시계도 하루 두 번은 맞는다더니, 내국인 역차별을 바로잡자는 취지만큼은 옳다”며 “여야가 함께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고 내국인을 역차별하는 불공정 구조를 완전히 뿌리 뽑자”고 적었다. 그는 외국인 실업급여 부정 수급 차단, 부동산 내국인 역차별 해소, 건강보험 ‘꼼수 이용’ 근절, 외국인 지방선거권 상호주의 도입,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구분 적용 개선을 요구했다.
나 의원은 “권리엔 상호주의를, 기여에는 형평성을, 자금에는 투명성을 세우자”며 “대통령의 반성이 진심이라면 5대 분야 제도 개선안과 입법 과제, 이행 시한을 국민 앞에 내놓고 민주당에 입법 협력을 요청하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년층 사이 공정이 화두라서 역차별 이야기를 꺼내는 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나 의원이 최근 보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이번 의제에서도 선명성을 보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얘기한 사안에서 다문화가정 혜택 순위가 과도하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적었다. 한 의원은 “구체적인 사안에서 제도적으로 약자 보호가 필요한 영역인지, 보호가 필요하다면 그 사안에서 보호할 약자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충분히 정교하게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울시의 다문화가정 지원 기준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설명회에서 “경쟁을 통한 지원까지 다문화가정을 더 배려하면 우리 국민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좀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갈라치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반감까지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약자를 논쟁의 제물로 삼는 일부터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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