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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사인력 수급추계, 총량 추계보다 전문과목 추계 더 어려울 것"

특히 인공지능(AI)의 의사 대체 및 영향 변수, 보건의료 정책 변화 등 다양한 변수를 반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권 연구위원은 또 "수급추계위원회는 논의 결과를 다수결로 결정한 것은 수용성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의사인력 수급추계, 총량 추계보다 전문과목 추계 더 어려울 것"

정재훈 교수, 필수의료 인력 양성 국가책임위해 지역병원 생존이 선결과제

패널들, 수급추계위 한계와 현장 신뢰 더 중요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필수의료 국가책임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병원 생존이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운영을 놓고 한계점과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대한병원협회는 9일 병원산업전시회(KHC) 2026을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했다. 이 날 행사에서 '필수의료-필수인력 국가책임'라는 주제로 포럼이 진행됐다.

포럼은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이 좌장을 맡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재훈 교수(예방의학교실)가 '필수의료 인력 확보의 미래 예측을 넘어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재훈 교수는 2024년 의대정원 2000명 증원 발표로 인한 의정갈등 이후 의료현장을 준실험적 상황으로 규정하고 필수의료 인력 의존 구조의 한계성을 짚었다.

정 교수 발표에 따르면, 의정갈등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이탈에 따른 간암을 제외한 주요 5개 암 수술이 크게 감소했다. △폐암 32% △갑상선암 32% △위암 23% △대장암 22% 감소했다.

정 교수는 "이번 의정사태로 인해 종합병원이 일부 암 수술 수요를 흡수했지만 전국 단위 총 수술량은 감소했다"며 "전공의 중심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 실증적으로 드런난 사례"라고 진단했다. 다만 사망률 등 국민 건강 결과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 의료현장의 혼란이 곧바로 건강지표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 의정갈등 이후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 중심에서 전문의 중심 구조로 급격히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인건비 상승과 진료비용 증가, 의료 시스템 비효율 가능성 증가로 이어지는 변화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단순 의사인력 확대가 아닌 의사인력을 어떤 구조로 활용할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교수는 의정사태 이후 구성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운영 과정과 도출된 결과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이번 수급추계위원회는 모든 회의록을 공개하는 등 투명성이 확보돼 과거보다 진일보한 의사결정 구조"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수급추계위원회의 한계점으로 위원당 발언시간 부족, 수급추계를 위한 관련 데이터 및 모형 정교함 부족, 정책 변수 반영 미흡 및 지역·전문과목별 세분화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추계는 의사 총량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필수의료와 지역 불균형에 대해서는 이번 추계 결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훈재 교수는 필수의료 정의부터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현재 필수의료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로 협소하게 정의돼 있다"며 "하지만, 소아정형외과, 수지접합 등 비필수의료라고 분류돼 있는 진료과목에도 필수의료 영역이 존재한다"고 필수의료 정의와 범위 재설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그는 지난 수급추계위가 의사 총량에 대해 추계했지만, 올해는 전문과목별 의사인력 수급을 추계한다면서, 하지만 전문과목별 수급추계는 총량 수급추계보다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문과목별 인력 수급추계는 각 학회 간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기능 중심의 수급추계 접근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수급추계위원회 운영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정부가 지역의사제 및 국립의전원 등 필수의료인력 국가책임제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국가책임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책임제 선결과제로 지역의료기관의 생존을 꼽았다. 지역의사제 및 국립의전원에서 배출된 의사인력들이 15년간 의무복무를 할 수 있 지역의료기관이 제대로된 진료 역량을 확보하고, 운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를 배출하더라도 일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없다면 무의미한 정책"이라며 "지역의료원, 권역책임의료기관들의 경쟁력과 기능이 유지돼야 하며, 수련 인프라가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측부터 하민철 나은병원 기획조정실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이해인 경향신문 기자, 권정현 KDI 연구위원, 정재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한편, 이날 포럼 참여한 패널들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추계 결과 숫자보다 현장의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권정연 KDI 연구위원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의사결정은 공식화라는 성과를 얻었지만 수급추계를 위한 데이터와 논의 시간이 부족해 정교한 모델을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의사 대체 및 영향 변수, 보건의료 정책 변화 등 다양한 변수를 반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권 연구위원은 또 "수급추계위원회는 논의 결과를 다수결로 결정한 것은 수용성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대한 전공의들이 분노한 본질은 단순히 숫자 2000명이 아닌 신뢰의 붕괴였다"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전공의들이 배제된 경험이 불신을 키웠다. 의료개혁의 비용은 결국 미래세대가 감당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하민철 나은병원 기획조정실장은 "의료현장은 의대정원 증원 숫자보다 필요한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문제가 더 크다"며 "의사 인건비 상승과 지역병원 인력 확보 어려움, 지속가능한 병원 수익 모델 등이 더 현실적인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발제자인 정훈재 교수와 패널들은 의사인력 수급추계와 관련해 단순한 숫자 논쟁에서 벗어나 의료 시스템 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그들은 의사 수 총량 논쟁으로는 필수의료와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정확한 해법을 제시하기 어렵다며 필수의료는 의료체계 구조와 기능의 문제이며, 지역의료는 인력과 지역의료기관의 기능 유지를 병행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수급추계는 단일한 숫자 값이 아닌 다양한 변수에 따른 시나리오별 접근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의정갈등 이후 붕괴된 의료계와 정부, 국민 간 신뢰 회복이 정책 설정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했다.

즉 필수의료인력 문제는 단순한 숫자 놀음이 아닌 국가 의료시스템을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문제인식에서부터 출발해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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