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봉 은행법학회 회장이 16일 오후 한국은행 컨퍼런스홀에서 생산적 금융을 위한 경제적 법적 쟁점과 과제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이주희 기자
금융권과 학계가 생산적 금융·포용금융·공정금융을 둘러싼 법·경제적 과제를 논의했다.
16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컨퍼런스홀에서 ‘2026년 은행법학회 춘계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은행법학회 김자봉 회장과 장용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전지용 서민금융진흥원 이사, 김정연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강민구 법무법인 린 변호사 등이 참석해 금융 구조 전환과 제도 개선 방향을 짚었다.
이날 김자봉 은행법학회 회장은 “소득과 자산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기술 선도 성장과 ‘모두의 성장’을 함께 추진하려면 생산적 금융과 포용·공정 금융을 결합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금융을 단순 중개 기능으로 보지 않고 “미래 가치를 현재로 전환하는 역할”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공적 개념 검증 시스템 부재, 정보 비대칭 해소 인프라 부족, 벤처 투자 구조 취약을 국내 금융의 한계로 꼽았다. 김 회장은 “프리시드 단계(창업 전·초기 아이디어와 기술을 검증하는 단계)에서 정부가 개념 검증을 맡고, 투자성 대출·예금 등 새로운 금융 메커니즘을 도입해야 한다”며 “금융이 혁신 전 과정을 연결하는 생태계로 작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지용 서민금융진흥원 이사는 서민금융 정책 방향으로 복합지원 체계와 제도 개편을 제시했다. 전 이사는 “대출·복지·고용을 연계한 복합지원 서비스를 통해 연체율이 크게 낮아졌다”며 “단순 금융 지원을 넘어서 상환 능력 자체를 개선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이사는 서민금융과 신용회복 기능이 기관별로 나뉜 구조를 문제로 짚었다. 전 이사는 “지원 시점을 놓치는 일이 반복된다”며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 기능을 통합한 ‘서민금융 전문 은행’ 설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공급자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 금융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지용 서민금융진흥원 이사가 16일 오후 한국은행 컨퍼런스홀에서 복합지원 방식의 정책서민금융 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주희 기자
김정연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금융 확산 과정에서 나타난 규제 공백과 소비자 보호 문제를 짚었다. 김 교수는 플랫폼 금융을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결합하는 중개 시스템으로 설명하면서, 정보 비대칭과 알고리즘 편향, 책임 불명확 문제를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김 교수는 “소비자는 클릭 한 번으로 거래를 마치지만 문제가 생기면 책임 주체를 알기 어렵다”며 “다크패턴, 알고리즘 추천 편향, 데이터 독점 문제는 기존 금융 규제로 다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랫폼 금융에 맞는 설명의무와 책임 배분 체계를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구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확산에 맞춰 법제도 정비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 변호사는 “AI 에이전트가 대출·보험·부채 관리까지 포함하는 개인 금융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포용금융과 공정금융 관점에서 제도 설계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강 변호사는 “현재 AI 금융 서비스는 한시적 제도에 머문다. 사전적 신뢰 검증 체계를 마련하지 않으면 기술 확산과 소비자 보호 간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고 짚으면서 “AI 기반 금융은 편의성을 넘어 신뢰를 전제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월요신문=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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