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윤은기 칼럼니스트] 2026년 4월 30일 김신 장군 서거 10주기를 맞아 열린 공군 학술 세미나는 우리에게 평화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준 소중한 자리였다.
특히 6.25 전쟁 당시 한국 공군 최초로 100회 출격을 기록한 호국영웅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의 회고는 장내를 숙연케 했다. 올해 백수를 맞이한 장군은 개전 초기 한미 공군의 신속한 대응이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했음을 강조하며, 우리 공군사의 가장 찬란한 승리 중 하나인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을 생생하게 증언하였다.
미 공군도 포기했던 ‘난공불락’의 요새 평양 인근의 승호리 철교는 당시 북한군의 핵심 보급로였다. 중공군의 개입 이후 전선이 교착되자, 미 공군은 이 철교를 끊기 위해 수차례 폭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미 공군의 F-51 무스탕 전폭기들이 8,000피트 상공에서 시도한 고공 폭격은 번번이 빗나갔다. 견고한 대공포망과 지형적 이점 때문에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이곳은 UN군에게는 거대한 철벽과도 같았다.
결국 이 임무는 당시 김신 장군(당시 10전대장)이 이끄는 한국 공군 제10전투비행전대에게 맡겨졌다. 한국 공군 조종사들은 미군의 방식으로는 승산이 없음을 깨달았다. 이들이 선택한 것은 ‘초저공 침투 폭격’이었다.
1952년 1월 15일, 옥만호 대위가 이끄는 공격 편대는 적의 대공포화가 빗발치는 계곡 사이를 뚫고 4,000피트 이하, 사실상 다리 바로 위까지 하강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조종사의 육안으로 교각을 확인하며 폭탄을 투하하는 이 작전은 목숨을 담보로 한 도박과도 같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미 공군이 끝내 파괴하지 못한 철교는 한국 공군의 손에 의해 굉음과 함께 강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이는 한국 공군이 최초로 단독 작전 능력을 입증한 쾌거이자, 영화 ‘빨간 마후라’의 모티브가 된 전설적인 실화다.
전쟁은 잊는 순간 다시 찾아온다. 우리는 흔히 평화가 공기처럼 당연한 것이라 착각한다. 그러나 현재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교전 상황은 ‘전쟁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였으며, 평화는 오직 그 평화를 지킬 힘과 의지가 있을 때만 허락되는 유한한 자원이다. 승호리 철교 위를 날았던 영웅들의 용기는 단순히 기술적 승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내 나라를 내 손으로 지키겠다는 처절한 ‘호국 정신’의 발현이었다. 그들이 대공포화 속으로 기수를 낮췄던 이유는 오직 하나, 후손들에게는 전쟁 없는 하늘을 물려주기 위함이었다.
전쟁을 잊지 않는다는 것은 다시는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이 보여준 ‘필승의 신념’은 오늘날 우리가 가져야 할 안보관의 핵심이다. 요즘 세대는 6.25를 잊고 산다. 전쟁발발의 원인도 참상도 제대로 모른다. 전쟁을 일으켰고 지금도 핵무기로 위협하는 북한정권이 주적인지도 모르고 평화타령을 한다.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일궈낸 이 평화 위에서, 우리는 다시금 각오를 다져야 한다. “우리는 호국영웅들이 지켜낸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있는가?”, “우리는 다가올지 모를 전쟁위협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가?”
전쟁을 잊은 민족에게 미래의 평화는 없다. 승호리 철교 위를 날던 호국영웅들의 애국혼을 영원히 기억해야 할 이유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윤은기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인하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차관급),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서울시공무원면책심의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협업발전포럼 회장, 대한민국 백강포럼 회장, 백소회 회장, 공군정책발전자문위원장, 도산애기애타지도자아카데미 학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방송활동으로 KBS 제1라디오 ‘생방송 오늘’, EBS TV ‘직업의 세계’, MBN TV ‘알기 쉬운 경제이야기’ 등이 있다. 주요저서로는 <X경영(2025)>, <협업으로 창조하라(2015)>, <대한민국 국격을 생각한다(2010)>, <매력이 경쟁력이다(2009)>, <時테크 시간창조의 기술(1992)>, <정보학 특강(1987)> 등이 있다.
수상경력으로 ‘공군을 빛낸 인물(2015)’, ‘대한민국공군전우회 자랑스러운 공군인(2015)’, ‘제9회 한국HRD대상 CHO부문 대상(2011)’, ‘홍조근정훈장(2009)’, ‘산업교육대상 명강사부문(199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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