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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유통 상장사 26 주총 시즌 개막…지배구조 개편·주주환원 강화 '화두'

롯데쇼핑은 인공지능(AI) 기반 물류·재고 관리 고도화를 추진하고, 신세계는 백화점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객 '락인(Lock-in)'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마트 역시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 창출과 사업 구조 개선을...

유통 상장사 26 주총 시즌 개막…지배구조 개편·주주환원 강화 '화두'

집중투표제 정관 변경 등 지배구조 개편 속도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 화두

3월 말까지 주요 유통 대기업 주총 이어져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롯데백화점

국내 유통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본격 돌입한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과 개정 상법 시행이 맞물리면서 올해 유통업계 주총의 핵심 화두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기업들은 집중투표제 정관 정비,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전자 주주총회 도입 등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변화한 제도 환경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9일 GS리테일·호텔신라·롯데하이마트·롯데칠성음료를 시작으로, 20일 롯데쇼핑과 농심, 롯데웰푸드가 뒤를 잇는다. 24일 신세계, 26일 이마트·현대백화점·한화갤러리아·BGF리테일·CJ·대상·동원산업·삼양식품·오뚜기·오리온·빙그레·하이트진로에 이어 31일 풀무원 주총이 개최된다.

이번 주총은 개정 상법 시행 이후 처음 열리는 정기 주총이다.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을 강화하는 등 이사의 책임 범위를 넓히고,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9월 공포된 추가 개정안에서는 지배구조 규제가 한층 강화됐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이사 선임 과정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도록 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 대상도 확대됐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주목받는 안건은 집중투표제 관련 정관 변경이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당 선임 이사 수만큼 투표권을 부여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소수 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여 대주주 영향력을 견제하는 장치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제도 변화가 기업 경영에서 주주 권한을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로 해석한다. 대주주 영향력은 일부 줄어들고, 외부 투자자의 견제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기업들은 이번 주총에서 기존 정관에 포함돼 있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그동안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 등을 이유로 해당 제도를 배제해왔지만, 상법 개정 취지와 정부의 밸류업 정책 방향을 반영해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GS리테일과 롯데하이마트, CJ, BGF리테일, 파라다이스 등도 정관 변경을 통해 집중투표제 관련 규정을 정비할 예정이다.

주주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전자 주주총회 개최 근거 마련 등을 통해 주주 참여 문턱을 낮추는 안건을 상정했다. 전자 주주총회는 주주들이 온라인을 통해 주총에 참여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물리적 제약 없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인다는 평가가 있다.

GS리테일과 롯데하이마트, CJ, BGF리테일, 현대백화점 등도 전자 주총 도입 관련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전자 주총 제도는 지난해 7월 상법 개정에 따라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7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주주환원 정책 강화 역시 이번 주총의 주요 화두다. 최근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는 이번 주총에서 배당금을 확대하고 ‘선(先) 배당액 확정, 후(後) 배당기준일 지정’ 방식의 배당 절차를 개선하는 안건을 올렸다.

투자자가 배당 규모를 먼저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등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방지하고 장기 투자를 유도하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주주 환원 기조를 강화하고자 최저 배당금을 기존보다 25% 높였다. 이에 주당 배당금은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상향됐다.

현대백화점은 보유 중인 자기주식 약 28만5093주를 소각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역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올렸다. 신세계푸드와의 주식 교환을 위해 보유 중인 자기주식 52만4319주를 신세계푸드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배당 확대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는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16% 늘린 5200원으로 결정했고, 현대백화점은 연간 누계 주당배당금을 2150원으로 전년보다 50% 이상 확대했다. 롯데쇼핑도 연간 누계 주당배당금은 4000원으로, 전년 대비 5.26% 확대됐다.

다만 잡음도 존재한다. 호텔신라는 지난달 13일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와 ‘주식 소각 규정 정비’ 등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으나 이달 3일 돌연 철회했다. 이에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호텔신라의 유동주식 비율은 77.22%로, 회사는 집중투표제 배제와 자사주 소각 도입이 소수 주주의 영향력을 확대해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주총에서 이부진 대표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 시즌이 단순한 의결 절차를 넘어 유통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과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정 상법과 정부의 밸류업 정책 영향으로 기업들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와 기업가치 제고 전략이 앞으로 시장 평가와 주가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이번 주총을 계기로 본업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전환 전략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인공지능(AI) 기반 물류·재고 관리 고도화를 추진하고, 신세계는 백화점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객 ‘락인(Lock-in)’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마트 역시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 창출과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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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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