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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유럽·북미 덮친 이례적 산불의 2가지 원인

유럽과 북미에서 산불이 이례적으로 심각하다. 이 지역은 원래 전 세계 산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 최근 몇 주 새 역대급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인간의 활동과 그에 따른 기후위기를 지목한다.

유럽과 북미에서 산불이 이례적으로 심각하다. 이 지역은 원래 전 세계 산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 최근 몇 주 새 역대급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인간의 활동과 그에 따른 기후위기를 지목한다.

지난 달부터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대규모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CAMS)/뉴스펭귄

1일 위성관측과 외신을 종합하면 프랑스와 스페인을 비롯한 남유럽 전역이 역대급 규모의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서비스(CAMS)는 지난달 30일 프랑스의 7월 산불 배출량이 0.89메가톤(Mt)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2022년 7월(0.64Mt)을 큰 폭으로 넘어서며 관측 이래 가장 심각한 7월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4만 2000헥타르를 태워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최대 규모의 산불이자 전후 최대 규모의 대피 사태로 이어졌다.

스페인 상황도 심각하다. CAMS에 따르면 마드리드와 아빌라 지역의 산불로 약 10만 명이 대피했으며, 5만 5000헥타르가 소실돼 스페인 최근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스페인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7월 한 달 배출량 기준 2022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해가 됐다.

대기질 피해도 상당하다. CAMS는 보르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300마이크로그램(㎍)/㎥을 넘어섰다고 밝혔는데, 이는 유럽연합이 정한 일일 기준치(25㎍/㎥)의 12배에 달하는 수치다. 마드리드 역시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먼지까지 겹치며 80~100㎍/㎥ 수준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다.

북미도 유럽 못지않게 심각한 상황이다. AP통신의 지난달 30일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와 미국에서도 올해 산불로 소실된 면적이 최근 10년 평균보다 25% 이상 많고, 수십 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를 넘는다.

지난달 2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산불을 소방관이 진압하고 있다. (사진 Weather Moniotor X 캡쳐)/뉴스펭귄

과거와는 달라진 양상이다. 유럽과 북미는 원래 전 세계 산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CAMS가 지난 6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통상 전 세계 산불을 비롯한 바이오매스 소각 배출량의 4분의 3 이상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나온다. 올 상반기(1~6월) 기준으로도 아프리카가 154메가톤, 아시아가 113메가톤의 탄소를 배출해 두 대륙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북미와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8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원래 세계 산불에서 '조연'에 가까웠던 지역이, 최근 몇 주 새 갑자기 역대급 기록을 잇따라 세우고 있다는 뜻이다.

2003년 이후 대륙별 바이오매스 연소로 인한 추정 탄소 배출량(메가톤). 막대 하단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막대 최상단의 유럽(노란색)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출처 CAMS Global Fire Assimilation System (GFAS)/ECMWF)

올해 1~6월 대륙별 기여도에 따른 바이오매스 연소로 인한 일일 총 추정 탄소배출량(메가톤). 6월 중순 이후 캐나다 산불로 인해 북미(노란색) 기여도가 크게 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CAMS Global Fire Assimilation System (GFAS)/ECMWF)

“산불 강도 심해진 이유는 인간 활동”

그렇다면 왜 최근 유럽·북미에서 극단적인 산불이 이어지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인간활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은다.

뉴욕타임즈는 지난달 30일 세계기상귀속그룹(WWA) 분석을 인용하며 “최근 몇 주간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고온·건조·강풍 조건이 인간이 지구를 데우기 시작한 이후 더 자주 나타난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지역과 스페인 마드리드 지역의 기상 기록을 분석했는데, 보르도 지역의 경우 이런 극한 조건이 발생할 확률이 현재 기후에서는 연간 5%지만 산업화 이전 기후에서는 그 절반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마드리드를 포함한 스페인 중부는 차이가 더 컸다. 지금 같은 고온건조 조건의 발생 확률이 현재 기후에서 연간 17%에 달하지만, 산업화 이전이었다면 그 20분의 1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기후위기로 이런 조건이 나타날 확률이 스페인에서는 20배, 프랑스에서는 2배가량 높아졌다는 뜻이다.

같은 날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된 또다른 연구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베리아반도와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1981년부터 2025년 사이 폭염·건조·강풍이 겹치는 '극단적 산불 기상일'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45년 가운데 상당 기간은 기온이 오르는데도 실제로 불에 탄 면적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였다는 사실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프랑스 국립농업식품환경연구소(INRAE)의 쥘리앙 뤼포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이런 감소가 “정부의 산불 예방·진화 역량에 대한 투자 확대”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어려워지고 있다. 대기가 데워지는 속도가 이런 대응 역량의 향상 효과를 앞지르기 시작해서다. 뤼포는 "이제 산불의 규모와 양상이 점점 더 통제 불가능해지고 있다"며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달간 산불 활동이 더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 톰프슨리버스대의 산불 과학자 마이크 플래니건은 지난달 30일 AP통신에 "산불 총량은 계속 줄어드는데 개별 산불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 역설처럼 보이지만, 둘 다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 콜로라도대의 화재과학자 제니퍼 발치도 "남유럽을 비롯한 지역들은 이제 우리 땅이 불에 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타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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