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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월요객석) 탄소중립 이행의 열쇠, 부문간 벽을 허무는 통합 연구

산업·건물·수송부문에서의 전기화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수단과 에너지 효율 개선은 최근의 인공지능(AI) 확산과 맞물려 전력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전력 공급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부문 간 연계 구조 속에서 개별...

(월요객석) 탄소중립 이행의 열쇠, 부문간 벽을 허무는 통합 연구

최민지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 [사진=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

축구장 14만7000여개를 합친 것보다 넓은 산림에 피해를 입힌 역대 최대 산불, 역대 1위에 해당하는 여름철 기온, 강원 영동지역의 108년만의 극심한 가뭄. 2025년 한 해 우리에게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이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상기후는 기후위기가 더 이상 미래의 위험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동 전쟁 장기화로 촉발된 석유, 나프타 등 에너지 공급 위기는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계가 가진 구조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화석연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에너지 안보와 기후위기 대응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 전반의 탈탄소화를 통한 구조적 혁신이 요구된다. 전력공급 구조를 현재의 화석연료 중심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탈탄소화하고, 산업·수송·건물 등 모든 곳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전기(傳記)화해 온실가스 감축을 가속화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성을 담아 정부는 지난해 11월 부문별 목표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마련해 국제사회에 발표했다. 더불어 2024년 8월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2050년까지의 장기 감축경로를 법제화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목표의 선언이 아닌, 이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이행하느냐이다. 부문별 탄소중립 이행 수준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감축 역량과 기술 분석을 기반으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의 출발점은 바로 데이터 기반의 통합 연구다. 온실가스 배출은 전력·산업·수송·건물·폐기물 등 다양한 부문에서 발생하며 각각의 배출 구조와 감축 수단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산업·건물·수송부문에서의 전기화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수단과 에너지 효율 개선은 최근의 인공지능(AI) 확산과 맞물려 전력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전력 공급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부문 간 연계 구조 속에서 개별 부문 중심의 분석만으로는 효과적인 감축 이행 경로를 설계하기는 한계가 있다. 그간 에너지· 산업·수송 등 부문별로 축적된 기후변화 연구 기반 위에서 부문 간 연계와 정책 간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연구체계로의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탄소중립 정책은 감축과 적응을 동시에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건물의 단열 성능 개선과 에너지 효율 향상은 에너지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동시에 폭염이나 한파와 같은 기후 위기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국제적으로도 감축과 적응의 공편익(co-benefit)을 동시에 창출하는 정책 간 상호작용을 종합 분석하는 연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기후·에너지 위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문 간 연계와 정책 간 상호작용을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는 분석 기반과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후 연구의 통합 플랫폼으로서 ‘국립기후과학원’ 설립은 그 의미가 크다. 기후 정책의 과학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기후과학원을 설립하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 10월 출범할 예정이다.

국립기후과학원은 온실가스 배출 및 전망 분석, 기후위기 적응 연구 등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며 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방향 설정을 지원할 것이다. 특히 ‘기후정책 연구협의체’ 구성을 통해 부문별 연구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산·학·연이 참여하는 융합 연구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는 탄소중립 목표를 실제 이행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와 정교한 분석, 그리고 기관 간 협력을 통한 통합 연구가 필수적이다. 국립기후과학원이 이러한 역할을 중심에서 수행하며 우리 사회의 녹색 전환을 이끄는 핵심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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