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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원화 1530원 금융위기 이후 최고, 코스피 5100선 무너져

미국발 반도체 한파에 삼성전자 5% 급락…하이닉스도 7.6%↓ 코스피는 5050선까지 밀리는 등 아시아 증시도...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국내 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원화 1530원 금융위기 이후 최고, 코스피 5100선 무너져

중동발 충격에 외국인 순매도…"고유가 지속 땐 1,600원까지" 전망

코스피, 19거래일 만에 5,100선 붕괴…환율 치솟자 外人 3.5조 ‘팔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실시간 환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30원대까지 올라섰다.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일본 등 해외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주요국의 증시도 휘청였다. 환율 급등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가 주가에 하방 압력을 더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2시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20.0원 오른 1,535.7원이다.

오후 1시49분께 1,536.5원까지 뛰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17년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오후 들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은 오히려 더 확대됐다.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41 내린 100.432 수준이다.

1,540원 육박한 환율에도 당국 묵묵…신현송도 "우려 없어" 낙관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현재 환율 레벨(수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원화 약세가 더 뚜렷해진 모양새다.

그는 서울 세종대로 한화금융플라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현재 달러 유동성 부분이 양호한 만큼 예전처럼 환율과 금융 불안을 직결시킬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환율 수준이 높아도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에서 더 나아가 현재 펀더멘털보다 과도하게 오른 환율 수준을 짚고, 지나친 변동성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아 원화 약세 베팅을 부추긴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제 중앙은행 총재로서 시장을 상대해야 하는데, 신 후보자가 너무 학자적으로만 대응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당국이 외환보유고를 무의미하게 소진하며 시장 개입에 나서는 것도 상책은 아니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환율이 사실상 '트럼프 입'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딜레마'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시작했지만 단기적으로 전쟁이 끝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위험 자산 회피로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개방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란의 발전소, 유전, 하르그섬을 폭격할 것"이라며 협박성 발언을 내놨다. 미군 지상군이 중동에 도착하고, 해군과 육군 특수부대 수백명이 최근 중동에 배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환율이 1600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발 반도체 한파에 삼성전자 5% 급락…하이닉스도 7.6%↓

코스피는 5050선까지 밀리는 등 아시아 증시도 전형적인 '리스크오프(위험자산 회피)'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6% 내린 5052.46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16만7200원(-5.16%)까지 밀려났다. SK하이닉스는 80만7000원(-7.56%)에 거래됐다. 미국 구글이 공개한 새 알고리즘 기술 '터보퀀트'의 여진 탓이다. 터보퀀트는 AI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무섭게 치솟던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삼성전자[005930]가 31일 5% 넘게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5.16% 내린 16만7천2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3.57% 내린 17만원으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한때 0.91% 내린 17만4천700원까지 낙폭을 좁혔으나, 곧 하락을 재개해 장 마감 직전에는 16만7천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취득한 약 14조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지만 떨어지는 주가를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7.56% 급락한 80만7천원에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국내 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9.88%), 샌디스크(-7.04%), 인텔(-4.50%), AMD(-2.95%)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23%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1.58%), 대만 가권( -2.45%) 등 아시아 증시도 내림세를 보였다.

한편 30일(현지사간)지정학적 불안감에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25% 상승, 배럴당 102.88달러에 마감해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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