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과 벡스코 기술실시계약 체결식 기념사진. 류재경 벡스코 대표이사(왼쪽부터), 임인철 원자력연부원장, 임상순 기술보증기금 연대전기술혁신센터장. 원자력연 제공
가압부터 이송, 진공 형성까지 하나의 장치로 처리하는 고효율 유체이송 기술이 시장을 향한 첫 발을 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이 자체 개발한 '고효율 가압·진공 유체이송 시스템' 기술을 진공펌프 전문기업 벡스코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정액기술료 1억원에 매출액의 1.5%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며 특허 9건과 노하우 1건이 포함된다. 실시 기간은 10년이다.
벡스코는 진공펌프와 진공시스템을 생산·판매하는 전문기업으로 원자력연 패밀리기업(KAERI-Family)이다. 패밀리기업은 성장 가능성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기술 자문, 상용화 지원, 장비·시설 공동 활용 등으로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제도다.
벡스코는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고효율 진공펌프와 초고진공(UHV) 환경 제어 시스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기존 진공펌프는 회전식은 고압 형성에 문제가 있고 왕복식은 구조가 복잡하고 유량이 제한적인 데다 밀폐 성능이 낮아 초고진공 구현에 어려움이 있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초고진공 수요가 꾸준히 느는 가운데 원자력연 기술은 거의 완벽한 진공 상태를 만들 수 있어 벡스코가 주목했다.
권장순 처분성능실증연구부 책임연구원팀이 개발한 유체이송 장치 구성도. 원자력연 제공
기술 개발은 권장순 처분성능실증연구부 책임연구원팀이 맡았다. 사용후핵연료 심층처분 시스템 연구 과정에서 로터리 피스톤 방식의 고효율 유체이송 시스템을 개발했다.
원통형 구조 안에서 로터가 회전하며 내부 공간이 넓어지면 외부 유체가 유입되고 좁아지면 유체가 밀려 나가는 방식으로 흡입·가압·이송을 구현했다. 양방향 이송과 고점도 액체 처리, 진공 형성까지 하나의 장치로 처리한다.
로터리 피스톤 방식의 유체이송 시스템은 기존 방식의 단점을 모두 극복했다. 로터를 여러 개 연결해 성능을 단계적으로 높일 수 있고, 진동과 소음이 적어 운전 안정성과 내구성도 우수하다.
이번 기술이전으로 국산화 기반이 마련되면서 비용 절감과 공급망 안정, 기술 자립도 향상이 기대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외에 에너지, 화학 등 다양한 산업으로도 확장 가능하다.
임인철 원자력연 부원장은 "원자력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고부가가치 원천기술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장비 분야의 국산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연구원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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