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장기화, 외국인투자자 이탈 등 환율 상승 압박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30원을 넘어선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실시간 환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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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 장기화 등 영향에 원달러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국내증시도 코스피 지수가 5000선 가까이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전장 대비 3.6원 오른 1519.3원에 개장해 14.4원 급등한 153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장중 한때 1535원까지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주간거래 기준 1530원선을 넘어섰다.
원화 가치가 크게 줄어든 주된 원인은 중동 사태 장기화 우려, 외국인투자자 국내증시 이탈 등으로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합의 불발 시 이란의 모든 발전소, 유정, 하르그 섬과 모든 담수화 시설까지 폭파하고 완전히 초토화함으로써 이란에서의 우리의 사랑스러운 체류를 끝낼 것이다“고 경고하며 중동 사태 장기화 우려를 키웠다.
이와 함께 예멘의 친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이 지난 28일 이란 지원을 위한 참전을 공식 선언한 이후 홍해 입구에 있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차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을 높였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3.25% 상승한 배럴당 102.88달러로 마감하며, 지난 2022년 7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00달러를 웃돌았다.
아울러 중동 사태 장기화에 터보퀀트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 우려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 이탈이 커진 점도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30일까지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만 32조325억원 순매도했으며,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6조2556억원, 7조2365억원 팔아치웠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상황이 지속할 경우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통화는 일본 엔화, 대만 달러, 우리나라 원화 등으로, 고유가에 따른 압박을 많이 받고 있다“며 ”작년 말부터 외국인투자자 매수세가 주식 위주로 많이 들어왔는데, 이들이 차익실현 등을 위해 매도하고 나간 점도 우리나라 환율을 올리는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3% 하락한 5143.75에 개장해 4.26% 내린 5052.4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0.72% 하락한 1101.77에 출발해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4.94% 내린 1052.39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5.16%), SK하이닉스(-7.56%)와 같은 대형주 중심의 주가 하락에 장중 한때 5042.99(-4.44%)까지 낙폭을 키우는 등 중동 사태 영향이 본격화된 이달 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5000선 붕괴까지 우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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