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를 주장하는 이들 상당수는 P모 씨 형제와의 제휴 관계 속에서 코인 발행 관련 기업에서 함께 일한 이들로 알려졌다.
P모 씨 형제를 둘러싼 코인 투자 의혹과 관련해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이 “우리는 동업자가 아니라 사실상 인질이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피해자들은 여러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마다 “이전 손실을 다음 프로젝트로 복구해주겠다”는 식의 권유가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본지가 최근 신분 보호를 전제로 피해 주장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니라 수년에 걸쳐 반복된 신뢰 기반 자금 모집 구조로 보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필요할 때는 가족처럼 대하다가 문제가 생기자 사업 실패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며 “금전 피해도 크지만 인간관계 파탄과 배신감이 더 컸다”고 말했다.
피해자들 설명을 종합하면 P씨 측이 제시한 프로젝트는 한두건이 아니었다. 블링크, LSC, 미스블록, 레지스, 스토아 등 다수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제시됐고, 한 프로젝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새로운 사업이나 코인을 앞세워 기존 손실 복구 가능성을 강조하는 방식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 피해자는 “끝없이 사업 이름만 바뀌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A씨는 “코인 프로젝트만 10개가 넘었다”며 “하나가 안 되면 다음 프로젝트로 메워주겠다고 하면서 계속 사람을 묶어뒀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직원들에게는 ‘직원가로 싸게 주겠다’며 투자를 권유했고, 결혼자금이나 가족 대출금까지 들어간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특히 투자 권유 과정에서 긴박감을 조성하는 방식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지금 안 보내면 기회를 놓친다”, “2주만 빌려주면 두 배로 돌려주겠다”는 식의 말로 충분한 판단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피해자는 “1분 만에 2500만원을 보내게 만든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지점은 수사기관의 1차 판단이다. 이들은 경찰이 일부 사안을 사업 실패 또는 동업 관계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불송치 판단을 내린 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다. 피해자 C씨는 “돈을 줬는데 약속한 코인이나 물량 자체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며 “이를 단순 사업 실패로 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은 자금 사용처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는 모집된 자금 일부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선물거래에 사용됐다고 주장했고, 일부는 가족 명의 재산 형성과 연결된 자금 흐름을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2022년 강원 영월의 12억7000만원대 부동산 거래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특정 코인 1건의 손실 문제가 아니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여러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내세워 반복적으로 자금 모집이 있었는지, 그렇게 모인 자금이 실제 사업에 투입됐는지, 아니면 다른 경로로 흘렀는지를 따져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수사 범위가 넓다는 지적도 나온다.
P모 씨 형제가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투자 관련 안내를 위해 게시한 공지성 메시지 화면.
피해자들은 현재 1차 고소 외에 추가 고소와 이의신청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초기 고소에서는 동업자 관계로 오인될 수 있는 인물들이 포함됐지만, 이후에는 순수 투자 피해자 중심으로 다시 정리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측 주장 기준 현재까지 고소 인원은 21명, 확인 피해액은 약 16억3000만원이다. 피해자 측은 아직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까지 포함하면 전체 피해 규모와 관련 인원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객관적 자료와 수사 결과를 통해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 피해자 측은 “반드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드러난 또 다른 공통점은 ‘지인 소개’ 구조였다. 피해자 대부분이 오픈채팅방과 기존 인맥을 통해 연결됐고, 중간에 소개한 사람들 상당수는 투자 손실뿐 아니라 대인관계 파탄까지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 피해자는 “가해자를 믿고 주변 사람을 연결해줬다가 결국 내 돈으로 2억원가량을 대신 물어준 적도 있다”며 “가장 힘든 건 돈보다 신뢰가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P씨 측 태도에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 피해자는 “반성이나 피해 회복 노력보다 ‘법대로 하라’는 식의 반응이 더 큰 분노를 불렀다”며 “이런 구조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으면 비슷한 피해가 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확인된 것은 피해자들이 이번 사건을 더 이상 단순 투자 실패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시간과 관계, 신뢰까지 모두 무너졌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수사의 핵심도 반복적 자금 모집 구조가 있었는지, 투자 권유 과정에 허위 또는 과장 설명이 있었는지, 자금이 실제 어디에 쓰였는지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같은 주장들은 현재 피해자 측 진술과 제출 자료에 기반한 것이며, 최종 사실관계는 수사와 법적 절차를 통해 가려져야 한다. 앞선 보도에서 형 P씨는 본지에 “개인 착복이 아니라 사업 실패에 가깝다”는 취지로 반박한 바 있다. 그는 모집된 자금은 회사와 프로젝트 운영에 투입됐고, 일부 고소인은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함께 사업을 추진한 공동사업자 성격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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