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라이벌 김민솔 연장서 누르고 정상등극
2주 연속 우승에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 겹경사
초반 꽉막힌 경기흐름 마지막 세 홀서 뒤집기 ‘쇼’
“바들바들 떨었는데 연장가니 설레, 내가 대견해”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침착하게 욕심부리지 말고, 네 골프 하라.”
삼천리그룹 이만득 회장의 덕담이 ‘막내’ 서교림(20·삼천리)의 메이저 퀸 등극을 이끌었다. 잔뜩 꼬인 경기흐름 탓에 자책도 많았지만, 마지막 세 홀을 남기고 발휘한 뒷심이 끝내 우승으로 이어졌다. 서교림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선수권자’로 등극했다.
서교림은 23일 경기도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6880야드)에서 열린 ‘제48회 KL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라이벌 김민솔(20·두산건설)을 제치고 우승했다. 16일 몽베르CC에서 열린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데 이어 2주 연속이자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버디를 낚아 우승을 차지한 서교림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는 “반은 포기한 상태였다. 우승확정 순간 복잡한 감정이 밀려와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럴만 했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전반에만 3타를 잃었다. 그사이 김민솔이 8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선두로 올라섰다. 궁지에 몰린 서교림은 후반 첫홀인 10번홀(파5)에서도 보기를 적었다. 러프에서 한 두세 번째 샷 모두 실수했고, 칩샷과 파 퍼트마저 홀을 외면했다.
김민솔이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 우승자 향방이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먼저 시동을 건 쪽은 김민솔.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2타 차로 달아나는 듯했지만 서교림이 16번홀에서 짜릿한 버디를 잡고 포효했다. 흐름상 ‘빅 버디’였고, 경쟁자의 포효 직후 파 세이브에 나선 김민솔이 실수하며 다시 동타가 됐다.
기세를 올린 서교림은 18번홀에서 전략적인 레이업으로 끝내 버디 기회를 잡았고, 김민솔과 나란히 버디를 낚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서교림은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김)민솔이가 세컨드 샷을 멀리 보냈다.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했는데 ‘흔들리지 말자. 페어웨이에 갖다 놓으면 나도 버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상대가 아닌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이유를 증명한 셈이다.
극적인 버디로 흐름을 탄 서교림은 1차 연장에서 74m를 남기고 한 어프로치 샷이 홀 1m 옆에 멈춰섰다. 침착하게 버디를 낚고 왼손을 번쩍 들어올린 그는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은 직후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서교림은 “초반에 경기가 너무 안풀려서 좌절감을 느꼈다. 반은 포기한 상태였다”며 “캐디 오빠가 ‘괜찮다. 괜찮다. 기다리자’라고 계속 얘기해줘서 평정심을 찾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고 자신감이 커졌다. 첫홀부터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까지 너무 긴장해서 매순간 바들바들 떨었다. 마지막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연장으로 들어갈 때는 설레더라. 답답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연속 버디 기회를 잡았고, 우승으로 연결한 자신이 대견하다”며 활짝 웃었다.
2주 연속 우승은 지난해 5월 이예원이 NH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과 두산매치플레이에서 차지한 이후 1년 3개월 만에 나온 기록이다. 시즌 4승째를 메이저 퀸으로 장식한 서교림은 전관왕 사냥을 본격화한다.
이번대회 우승으로 올해만 12억8676만6000원을 벌어 김민솔을 13만여원 차이로 제치고 상금 1위로 올라섰다. 대상포인트(490)와 평균 타수(70.2974)도 1위를 지켜 ‘독식’ 욕심을 부릴만 한 위치가 됐다.
“잘자고 잘먹고 잘쉰 게 2주 연속 샷 감을 유지한 비결”이라며 웃은 서교림은 “미국에 계신 이만득 회장님과 어제(22일) 통화했는데 ‘욕심부리지 말고, 침착하게 네 골프 하라’고 말씀하시더라. 말씀대로 했더니 우승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정규투어 2년차 서교림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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