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후배 음악인 이야기를 할 때마다 김창훈의 눈에서는 ‘꿀’ 같은 것이 떨어진다. 그 마음이 쌓여 노래 한 곡이 됐다. 밴드 맥거핀이 부른 김창훈의 신곡 ‘예쁘다’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예쁘다’를 산울림이 다음 세대에 건네는 “단단한 바위로 된 푸른색 음악 바통”으로 읽었다. 산울림의 뿌리와 젊은 밴드의 에너지가 작열하는 얼터너티브 록 안에서 만났다는 평가다.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의 37번째 싱글 ‘예쁘다’가 7일 낮 12시 공개된다. 김창훈이 작사·작곡하고 맥거핀이 노래와 연주를 맡았다.
곡의 출발점은 김창훈의 후배 사랑이다. 임 평론가는 김창훈과 식사할 때면 산울림 50주년과 살아가는 이야기에 이어 반드시 후배 음악인에 관한 대화가 나온다고 전했다.
그때마다 김창훈은 “저희 때는 주먹구구식으로 음악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어쩌면 그렇게 연주도 잘하고 곡도 잘 쓰고 에너지도 넘치는지, 옛날의 우리보다 훨씬 훌륭해 보여요. 예뻐 보여요”라고 말했다.
임 평론가는 이를 두고 “김창훈의 시선은 늘 다음 세대에 가 있다”고 짚었다.
김창훈은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에 참여할 후배 뮤지션을 직접 고르고 섭외해왔다. 새로운 음악을 찾아다니던 그는 오히려 젊은 음악인들의 실력과 에너지에 빠졌다.
그 감정이 ‘예쁘다’로 흘러들었다. 임 평론가는 “그의 명치 끝에 몽글몽글 고인 ‘후배 사랑’의 꿀이 모이고 모여서 절로 노래 모양으로 빚어진 결정체”라고 표현했다.
그 사랑의 덩어리를 넘겨받은 밴드가 맥거핀이다.
맥거핀은 2016년 데뷔했다. ‘BUCKET LIST’를 비롯한 곡과 앨범을 통해 세련된 감각과 강렬한 록 사운드를 결합했다. KT&G 상상마당 밴드 디스커버리 우승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임 평론가는 보컬과 기타를 맡은 변하은의 창법을 “뱉어내듯 말아 올리는 쿨한 보컬”로 평가했다. 힘과 정교함을 함께 갖춘 밴드의 연주도 강점으로 꼽았다.
‘예쁘다’의 겉모습은 투박하다. 그러나 내부에는 김창훈 특유의 정밀한 설계가 숨어 있다.
핵심 음형은 단순하다. “예쁘다 하네, 예쁘다 하네”를 반복하면서 ‘하’에서만 한 음이 내려간다. 후렴에서 조가 위로 바뀌어도 주선율은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임 평론가는 이를 김창훈이 즐겨 구사하는 “교묘한 미니멀리즘”이라고 분석한다.
화성과 멜로디가 좁은 간격 안에서 조금씩 이동한다. 움직임은 작지만 미묘한 변화가 곡에 기묘한 입체감을 만든다.
맥거핀은 이 촘촘한 구조에 자신의 색을 입혔다. 펑키한 리듬 위로 이펙터를 활용한 베이스기타가 색채를 더한다. 기타 간주는 넝쿨처럼 얽힌다. 변하은의 카랑카랑한 보컬은 곡을 앞으로 밀어낸다.
김창훈의 후배를 향한 시선은 작업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지난 4월 서울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26서울히어로락페스티벌’을 이틀 동안 혼자 지켜봤다. 출연진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에 참여한 뮤지션이어서 직접 연주를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임 평론가는 이 장면에서 김창훈의 ‘선구안’을 확인했다. 후배를 고르는 밝은 눈뿐 아니라 작사와 작곡을 향한 집념도 여전히 단단하다고 봤다.
산울림은 데뷔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밴드와 멤버들이 남긴 음악적 유산 50곡을 후배 뮤지션과 함께 다시 만드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맥거핀의 ‘예쁘다’는 그 대장정의 37번째 기록이다. 김창훈이 바라본 ‘예쁜’ 후배들은 이제 자신들의 소리로 산울림의 바통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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