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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 대박→동성애 커밍아웃… 박시영, 돌연 활동 중단 선언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 ‘곡성’ 등 굵직한 흥행작의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 박시영이 유튜브 출연과 인터뷰 등 대외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 15년간 이어온 동성 연인과의 사랑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던 그가 이번에는 대중의 관심 속에서 느낀 부담감을 털어놨다.

[스포츠서울 | 이현승 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 ‘곡성’ 등 굵직한 흥행작의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 박시영이 유튜브 출연과 인터뷰 등 대외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 15년간 이어온 동성 연인과의 사랑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던 그가 이번에는 대중의 관심 속에서 느낀 부담감을 털어놨다.

14일 박시영은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하고 “유튜브도 인터뷰도 당분간 그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약속한 일정은 마무리하되, 당분간 새로운 출연 및 인터뷰 요청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활동 중단을 결심한 이유로는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자유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박시영은 “내게는 자유가 제일 중요한 인생의 가치”라며 “이걸 잃어버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상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어느 순간 자신의 생각과 삶을 대중에게 설명하고 보고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특히 그를 힘들게 한 것은 악성 댓글보다 자신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고통이었다. 박시영은 “자살하고 싶다”, “지금 지옥에 있다”, “날 좀 구해 달라”, “조언해 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악플은 무시할 수 있는데 구체적인 고통들은 그게 안 된다”며 “무시하자니 인간성이 상처받고, 들어주자니 취약성에 고통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성공한 소수자로서 느끼는 책임감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는 “사명감이 지성을 잠식하고 자유를 속박한다”고 밝혔다. 이어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마저 자신이 만들어낸 의무가 되면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는 취지로 심경을 전했다.

박시영은 한국 영화 포스터 디자인 업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디자이너다. 2006년 영화 ‘짝패’의 포스터 디자인 작업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마더’, ‘하녀’, ‘관상’, ‘곡성’, ‘베테랑2’ 등 다수의 작품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흥행작 ‘왕과 사는 남자’의 포스터 작업에도 참여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가 작업한 영화들은 작품의 분위기와 인물의 서사를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포스터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곡성’과 ‘관상’ 등 장르적 개성과 강렬한 인상이 중요한 작품들에 참여하며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로서 입지를 다졌다.

또한 박시영은 올해 동성 연인과의 오랜 사랑을 공개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SNS에 15년째 교제 중인 연인을 향한 애정을 담은 글을 올렸다. 당시 박시영은 “15년 내내 이 마음이 들끓어댄다.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다”며 연인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또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좋은 것이 연인이라며, 그 사랑을 공개적으로 자랑하지 못했던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게시물이 화제가 되면서 박시영은 자신의 의도와 달리 커밍아웃 인물로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됐다.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그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5월 공개된 왓챠 유튜브 콘텐츠 ‘처음 만난 사이’에 출연해서도 연인을 향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마흔 살에 커밍아웃 기사가 나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내가 자랑할 수 있는 건 애인뿐”이라며 “애인을 업고 명동 한복판을 걸으며 내 사람이라고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박시영은 자신의 성 정체성이 직업적 능력이나 삶의 전부로 규정되는 시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내가 디자인을 잘하는 이유는 내가 열심히 해서 그렇다. 뭔 게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의 유능함은 정체성과 무관하다며 한 사람을 성 정체성만으로 바라보지 말아 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처럼 연인과의 사랑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자신을 특정한 정체성이나 상징으로만 소비하는 시선에는 거리를 둬 온 박시영. 대외 활동 중단 역시 자신이 중요하게 여겨 온 자유를 되찾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한편 박시영은 당분간 예정된 일정을 마무리한 뒤 새로운 유튜브 출연과 인터뷰 요청을 받지 않을 계획이다.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로서의 작업과 별개로, 대중 앞에서 자신의 삶을 설명해야 하는 역할에서는 잠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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