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윤명혁 S&T농업비즈니스컨설팅 대표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기상청의 예측에 의하면 단풍이 다음 달 초순에는 우리 지역도 절정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누구나 느끼는 일이지만 이번 가을은 유독 하늘이 파랗고 낮 동안 공기가 서늘한 바람이 불면서 최근에 느껴보지 못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처서(處暑)가 지난 후에도 장맛비가 내리고 파란 하늘은 구경도 못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처럼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은 물론 선선한 바람까지 맞으면서 잃어버린 가을을 되찾은 느낌을 받는다.
그뿐 아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건너갈 무렵이면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던 태풍도 몇 해를 거르고 있다. 봄의 기상도 많이 바뀌고 있는데 중국에서 밀려 들어오던 미세먼지의 양이 현격히 줄어들면서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의 공기 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공기의 질이 좋아진 것일까? 정답은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질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석탄과 석유를 중심으로 한 화석연료의 사용이 줄고 반대로 태양열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자연적으로 배출가스의 양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대기 속에 스며드는 오염물질들이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기의 질이 좋아지면서 올가을 같은 기상이 연출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해안을 통해 밀려 들어오는 중국의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의 양에 의해 공기의 질이 좌우되기 마련인데 실제 통계를 찾아보면 최근 들어 중국의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24년도 기준으로 주요국 태양광 발전량을 살펴보면 2015년에 비해 미국은 2배 정도 성장한 것에 비해 중국은 무려 7배가 성장하면서 명실상부한 태양광 발전량 세계 1위 국가로 발돋움했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도 2017년 도에는 4.11%에 불과했으나 2024년도에는 10.69%로 확대되었으며 중국의 경우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2023년도 비해 2024년도에는 95%를 성장시키면서 최근 들어 놀라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 2016년 전체 발전량의 39.6%를 차지하던 석탄 이용률이 2025년도에는 28.7%로 줄어든 반면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은 2016년 4.8%에서 2025년에는 11.4%로 대폭 확대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글로벌 태양광 발전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에 12Twh에서 2013년에 31Twh, 2016년에 71Twh 이었던 것이 2024년도에는 479Twh, 2025년도에는 636Twh로 급격히 확대되어 글로벌 태양광 발전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주변국은 물론 국내에서까지 사용하는 연료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하면서 모든 사람이 공기의 질이 좋아지고 그로 인해 올가을 파란 하늘과 신선한 공기를 맞이하는 선물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올여름 우리는 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를 경험한 아픈 기억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네팔에서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가 지구 온난화에 의한 빙하 붕괴로 인한 엄청난 재앙을 겪었으며, 이는 네팔을 비롯한 히말라야는 물론 중국의 티벳 등 여러 곳에서 앞으로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로 이어지면서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석유를 사용하고 플라스틱을 탄생시킨 인간에게 되돌아온 부메랑이며 이를 되돌리고 극복하는 것 또 한 인간의 몫이라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올가을 되찾은 파란 하늘과 신선한 공기가 내년에도 보장되는 것은 아니고 네팔에서 일어난 엄청난 재난이 또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머금고 있기에 자연을 살리고 회복하는 일에 전 지구인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모처럼 자연이 준 올가을 파란 하늘의 교훈을 우리는 깊이 인식해야 한다. 자연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과 한번 성나면 엄청난 보복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 농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최근 몇 년간 봄철 냉해가 그리 심하게 발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면서 신재생에너지의 힘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봄철의 냉해로 인한 과수 피해, 여름철 고온과 극한 호우, 우박, 태풍, 가뭄과 홍수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심하게 나타나면서 전 세계적인 식량부족으로 지금도 지구상 인구의 10%가 굶주림으로 허덕이고 있다.
이젠 우리는 지구를 정상적으로 돌려놓지 못한다면 언제 어떤 재앙에 직면할지 아무도 모르는 세상을 살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AI 문명이 아무리 발전해도 식량의 부족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치솟고 있는 국제 곡물 가격과 국내 쌀값의 추이를 보면서 곡물 생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구 온난화 문제는 우리 인간의 힘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원리를 올가을 하늘을 보면서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이를 전파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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