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홈디텐션
칼럼
새전북
2026년 05월 28일 16:19
승인
2026년 05월 28일 18:32
전주 등 전국 교도소·구치소 등 교정 시설 54곳의 수용 정원은 5만614명이지만, 현재 6만3,500명 정도가 갇혀 있다. 지난해 12월엔 수용률이 무려 130%에 달해 20년 새 가장 높았다. 인구 밀도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재소자도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석방을 좀 더 늘리라”고 지시했고, 법무부는 올해부터 기존보다 30% 확대한 약 1,300명을 매달 가석방하기로 했다. 최근 들어 재점화된 교도소 과포화 요인으로는 다시금 급격해진 재산 범죄 증가세가 꼽힌다. 집계가 완료된 2024년 기준 형사 사건 1위는 사기·공갈이다. 사기 피해가 2016년 인구 10만명당 1,152건에서 2024년 4,583건으로 약 4배로 증가했 2020년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보이스피싱과 전세 사기 등과 이를테면 2022년부터 범정부 전세 사기 무기한 특별 단속이 시작됐고, 계속해 중형이 선고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마약이다. 2022년 ‘마약과의 전쟁’이 선포됐다.
인구 절벽 시대, 대한민국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 있다. 감옥이다. 미결수는 과밀 수용이 더 심각하다. 전체 수용률 150%, 여성 수감자 수용률 200%에 달하는 부산구치소는 수사 기관과 법원에 “구속 영장 청구를 숙고하고 보석이나 구속 집행 정지 등 석방 요청에 적극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을 정도다. 도주 및 증거 인멸 방지를 위해 구속 수사가 필요해도 먼저 ‘방’이 있는지 고려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된 것이다.
홈디텐션(가택구금형, Home Confinement)은 교정시설 과밀화 해소와 수용자 교화를 위해 집이나 지정 장소에 대상자를 머물게 하는 제도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전자감독 기술과 결합해 적극 활용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 도입되지 않아 논의 및 연구 단계에 있다. 교정시설 수용률 포화 상태를 해결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국내 형사소송법 및 형법에는 '가택구금'에 대한 명시적인 독립 형벌이나 대체 집행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법학계와 교정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교도소 과밀화의 대안으로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단순 구금이 아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 주거지 이탈을 방지하고, 보호관찰관의 감독을 병행하는 형태가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 임산부, 단기형 수형자 등을 대상으로 가택구금형을 제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교정의 목표인 사회적 재통합과 교정시설 과밀 해소, 단기자유형 대체 전략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 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보호관찰관 1인당 평균 사건 수는 98.3건으로 OECD 주요국 평균(32.4건)보다 현저히 높다. 외국에선 징역 등의 형벌 체계를 금전 제재 및 행정 조치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제, 전과 하나쯤은 우스워진 우리 사회 전반의 죄의식 저하를 막기 위한 고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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