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세종한글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이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를 바라보고 있다
푸른 하늘에 붉고 파란 연기가 길게 번지자 시민들의 얼굴이 일제히 위로 향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세종의 가을 하늘을 가르며 선회할 때마다 잔디마당에서는 탄성과 박수가 터졌다. 유모차를 끈 가족, 돗자리를 펴고 앉은 관람객, 휴대전화로 장면을 담는 청년들이 하나의 하늘을 올려다보는 풍경이 펼쳐졌다.
▲ 2026 세종한글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이 가을 햇살 아래 체험과 공연을 즐기고 있다
한글날 제정 100주년과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을 기념하는 '2026 세종한글축제'가 9~11일 사흘간 세종호수공원과 세종중앙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온 누리에 한글'을 내건 축제는 한글을 읽고 배우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달리고 보고 즐기며 시민의 몸으로 만나는 문화축제로 채워졌다.
▲ 한글런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응원을 받으며 즐겁게 달리고 있다
첫날 아침에는 '2026 한글런'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힘차게 떠났다. 한글이 새겨진 푸른 아치 아래로 달려 나가는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기록보다 축제를 함께 여는 설렘이 먼저 번졌다. 어린이들은 손을 흔들고, 부모들은 결승선에서 기다리며 한글날 아침을 특별한 추억으로 쌓았다.
▲ 블랙이글스가 세종의 가을 하늘에 태극 문양을 연상시키는 색채 연막을 그려내고 있다
낮의 열기는 블랙이글스가 이었다. 편대 비행과 급상승, 하늘을 가르는 색채 연막은 세종의 도시 풍경과 어우러져 축제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넓어진 중앙공원 잔디공간은 관람객이 여유롭게 머물며 공연과 체험을 즐기는 축제의 쉼터가 됐다.
▲ 조상호 세종시장이 세종과 남준 특별기획전에서 한글과 미디어예술을 결합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세종과 남준 특별기획전'도 발길을 모은다. 한글의 조형성과 백남준의 실험정신을 만나는 전시는 문자와 영상,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익숙한 자음과 모음은 작품 속에서 빛과 움직임으로 바뀌며 관람객에게 또 다른 감각의 언어를 건넨다.
▲ 밤하늘에 펼쳐진 드론 연출이 세종한글축제의 가을밤을 밝히고 있다
밤이 내리면 축제는 다시 한 번 표정을 바꾼다. 드론이 어둠 위에 그려내는 한글과 형상, 무대 공연의 음악, 산책로를 오가는 시민들의 웃음이 어우러지며 공원 전체가 거대한 한글 문화공간으로 살아난다. 사흘간의 세종은 한글을 기념하는 도시가 아니라 한글과 함께 뛰고 머물고 감탄하는 도시다. /세종=이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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