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구글리서치
27일 국내 증시 하락은 원인은 구글의 AI 메모리 압축 기술 터보 퀀트(TurboQuant)가 아니라 중동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요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해외 매체와 글로벌 시장 흐름을 종합하면 시장 전체를 끌어내린 주된 배경은 중동 지정학적 불안과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을 키운 재료는 터보 퀀트였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해석 속에 27일 오전 11시 20분 현재 코스피가 5285.87로 전일 대비 3.20%, 코스닥이 1121.39로 1.34%, 코스피200이 780.98로 3.45% 각각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17만3000원으로 3.94%, SK하이닉스는 89만1000원으로 4.50% 밀리며 반도체 대형주의 낙폭이 지수 하락을 한층 키우는 흐름이 나타났다.
해외 증시 역시 약세를 보이며 26일 미국 다우지수는 4만5960.11, 나스닥은 2만1408.08로 각각 하락했으며 그 영향으로 27일 아시아 시장에서도 상하이종합지수와 니케이225가 나란히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는 26일 미국 증시가 하락한 배경으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충돌 확산 우려와 그에 따른 유가 상승, 물가 부담 확대를 지목했다. 특히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이 2% 넘게 밀리며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은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노출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결국 한국 증시 하락은 개별 종목 악재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미 확산된 위험회피 심리와 맞물린 결과로 로이터가 최근 한국 증시와 원화가 중동 충돌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의 낙폭 확대 배경에 이런 구조적 취약성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외국인 자금 흐름에 민감한 데다 시가총액 상위에 반도체 대형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전쟁 리스크, 유가 상승, 환율 불안, 외국인 매도세가 동시에 작용하면 지수 하락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이날 코스피 약세의 바탕에는 터보 퀀트 이전에 이미 지정학 리스크가 깔려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평균보다 더 크게 밀린 배경에는 터보 퀀트 영향이 작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 리서치가 24일 블로그를 통해 대규모 언어모델의 KV 캐시를 극단적으로 압축해 메모리 사용량을 크게 줄이면서 실행 효율까지 높일 수 있는 터보 퀀트를 공개하면서 메모리 수요 변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구글이 고정밀 KV 캐시를 훨씬 낮은 비트 수준으로 양자화하면서도 정확도를 유지하고 일부 환경에서는 성능까지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제시하자 시장은 이를 AI 추론 과정에서 필요한 메모리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고 그 결과 HBM과 DRAM 수요 둔화 우려를 빠르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해외 매체들도 메모리 반도체주 급락의 직접 촉매로는 터보 퀀트를 지목했다.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구글 발표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메모리 관련 종목의 급락은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둔화를 우려해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해석이 곧바로 장기 수요 훼손 쪽으로 굳어진 것은 아니어서 해외 투자 전문 매체들과 시장 분석가들은 단기적인 주가 충격은 있더라도 AI 서비스 확산을 앞당겨 오히려 장기 메모리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점에서 27일 한국 증시 흐름은 두 층으로 나뉜다. 코스피와 해외 주요 지수가 함께 빠진 것은 중동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동조 하락의 성격이 강했고, 그 안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보다 더 크게 밀린 것은 터보 퀀트가 반도체 업종의 추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증시는 시가총액 상위에 반도체 대형주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 확대가 곧 지수 하락 폭 확대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날 시장을 터보 퀀트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한국 증시 하락의 방향을 결정한 것은 전쟁과 유가, 환율, 외국인 자금 이탈 같은 거시 변수였고, 터보 퀀트는 그 불안한 시장에서 메모리 주를 더 세게 흔든 섹터 재료에 가까웠다.
반대로 터보 퀀트가 없었더라도 한국 증시는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글로벌 위험회피 흐름 속에서 약세를 피하기 어려웠겠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은 지금보다 제한됐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증시 급락은 거시 경제 불안 위에 AI 메모리 수요 논란까지 겹치면서 반도체주 매도가 한층 증폭된 결과로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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