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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의 ‘사적인 영화’ 함께 볼까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뒤 누군가와 오래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마음에 남은 장면을 곱씹다 보면, 미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일기장에라도 붙잡아두고 싶어진다. 영화인들이 각자 오래 간직해온 작품을 관객과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광주극장에서 마련돼 눈길을 끈다.

영화인의 ‘사적인 영화’ 함께 볼까

영화인의 ‘사적인 영화’ 함께 볼까

광주극장 · 광주시네마테크

‘시네마 다이어리, 해피아워’

11월까지 영화인 추천작 상영

‘4K 마스터피스 상영회’도

2026년 08월 12일(수) 20:00

‘위커 맨: 파이널 컷’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뒤 누군가와 오래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마음에 남은 장면을 곱씹다 보면, 미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일기장에라도 붙잡아두고 싶어진다. 영화인들이 각자 오래 간직해온 작품을 관객과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광주극장에서 마련돼 눈길을 끈다.

광주극장과 광주시네마테크는 8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영화인 추천작 상영과 시네토크를 결합한 프로그램 ‘시네마 다이어리, 해피아워’를 진행한다. 영화인들이 직접 고른 작품을 함께 보고 대화를 나누는 기획으로, 지난해 봉준호 감독, 정성일 영화평론가, 김희정 감독 등이 참여해 지역 시네필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시네마 다이어리, 해피아워’는 제목처럼 영화인의 사적인 영화 목록을 함께 펼쳐보는 프로그램이다. 고전의 반열에 올랐지만 극장에서 다시 만나기 쉽지 않은 작품, 특정 영화인에게 영향을 남긴 작품, 지금의 관객과 다시 이야기해볼 만한 영화를 소개한다. 상영 뒤에는 추천자나 영화 관계자가 관객과 마주 앉아 작품을 둘러싼 감상과 해석을 나눈다.

올해 첫 번째 해피아워는 윤가은 감독의 추천작으로 문을 연다. 오는 19일 오후 7시 광주극장에서는 디안 퀴리스 감독의 1977년작 ‘박하향 소다수’가 상영된다. 상영 후에는 김희정 감독의 진행으로 윤 감독과 관객들의 시네토크가 이어진다.

‘박하향 소다수’

‘박하향 소다수’는 196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사춘기 소녀들의 일상과 내면을 그린 성장영화다. 이혼한 어머니와 살아가는 두 자매가 학교와 가족, 친구 관계 속에서 조금씩 어른의 세계를 마주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교실과 집, 거리와 카페에서 벌어지는 작은 순간들을 쌓아 올리며 사춘기의 불안과 설렘을 포착한 영화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윤가은 감독의 영화 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우리들’, ‘우리집’, ‘세계의 주인’ 등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관계, 감정, 성장의 순간을 세밀하게 그려온 윤 감독이 직접 추천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박하향 소다수’를 본 뒤 윤 감독의 시선을 통해 사춘기 인물들을 바라보는 방식, 아이들의 일상을 영화로 담아내는 감각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후 7시에는 전주국제영화제 문성경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사무엘 풀러 감독의 ‘마견’이 상영된다. 1982년 제작된 이 작품은 흑인을 공격하도록 길들여진 개라는 강렬한 설정을 통해 인종차별이 어떻게 학습되고 대물림되는지 파고든다. 개봉 당시 논란 속에 미국 배급이 사실상 중단됐지만, 이후 반인종주의적 문제의식을 담은 작품으로 재평가됐다.

<일 오후 3시에는 유운성 영화평론가의 추천작 ‘구름에 가린 별’이 관객과 만난다. 리트윅 가탁 감독이 1960년에 만든 이 작품은 벵골 분할 이후의 상실과 이주, 한 가족 안에서 여성에게 강요되는 희생을 멜로드라마의 형식으로 그려낸 영화다. 인도 영화사의 중요한 작품으로 꼽히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시네필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돼왔다.

한편 광주극장은 여름 시네필 관객을 위한 ‘4K 마스터피스 상영회’도 마련한다. 12일부터 9월 1일까지 차이밍량 감독의 ‘애정만세’,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몽상가들’, 로빈 하디 감독의 ‘위커 맨: 파이널 컷’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상영된다.

‘애정만세’는 도시 속 고독과 사랑을 향한 갈망을 응시한 차이밍량 감독의 초기 대표작이다. ‘몽상가들’은 1968년 파리를 배경으로 청춘의 아름다움과 위태로움, 영화와 혁명의 열기를 함께 담아낸 작품이다. ‘위커 맨: 파이널 컷’은 민속 음악과 주술적 이미지가 결합된 독창적인 분위기로 포크 호러를 대표하는 영화로 평가받는다.

이번 4K 마스터피스 상영회는 광주극장이 4K 레이저 영사기를 통해 선보이는 특화 상영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노후 영사기를 교체한 뒤 선명한 화질과 안정적인 영사 환경에 대한 관객 만족도가 높아진 만큼 오래된 명작을 극장에서 다시 감상하려는 관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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