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오프그리드 AI 데이터센터 파일럿 프로젝트 론칭 행사에서 타이탄볼트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 그리너지가 영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흑연 대신 리튬티타네이트(LTO)를 음극재로 쓰는 새로운 배터리로 영국 국가급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에너지 기업 타이탄볼트는 지난달 말 재생에너지 개발사 아르길에너지 디벨롭먼트(AED)의 오프그리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독점 배터리 파트너로 선정됐다.
타이탄볼트는 그리너지가 영국 파트너사와 합작 설립한 기업이다. 그리너지의 LTO 배터리 셀을 기반으로 AED에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를 공급한다.
AED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영국 정부의 '소버린 AI' 구상과 맞닿아 있다. 소버린 AI란 데이터·연산·전력 인프라를 외국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 안에서 독립적으로 통제하는 개념이다.
프로젝트 1단계는 스코틀랜드 지역 7메가와트(MW)급 오프그리드 데이터센터 파일럿이다. 오프그리드는 국가 전력망 대신 자체 발전으로만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폐기물 에너지·태양광·풍력을 묶어 전력을 조달한다.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아 배터리가 전력을 안정적으로 잡아줘야 한다. 약 4메가와트시(MWh)급 ESS가 투입될 예정이다. 파일럿이 성공하면 2028년 영국 내 2.2기가와트(GW)급 소버린 AI 클라우드로 확장된다.
최근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비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차세대 AI 데이터 랙은 랙당 100킬로와트(kW) 이상의 전력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AI 산업의 핵심 병목이 반도체에서 전력 인프라로 옮겨가는 가운데, 그리너지는 이 시장에서 LTO 배터리 생태계를 홀로 구축하고 있다.
그리너지는 2017년 설립 당시부터 LTO 배터리 하나에 집중했다. LTO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음극재가 다르다. 흑연 대신 티타네이트 계열을 써서 고속 충전이 가능하고 수명이 길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전기차보다는 데이터센터·철도·군수·산업 장비처럼 반복 충방전과 높은 안전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적합하다.
국내에서 LTO 배터리 양산 체계를 갖춘 기업은 그리너지가 사실상 유일하다. 세계 시장은 일본 도시바가 주도하고 있다. 그리너지는 세계 최초로 LTO를 파우치형으로 상용화했다. 대부분의 LTO 배터리가 원통형이나 각형인 데 반해 파우치형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회사는 생산 규모도 키우고 있다. 연간 4만 셀 규모 충주 파일럿 공장에 이어 여주 양산 공장을 올해 가동할 계획이다. 여주 공장은 연 200만 셀, 100메가와트시(MWh) 규모다. 영국에서는 타이탄볼트와 합작해 스코틀랜드 던디 킹스웨이 부지에 LTO 배터리 공장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그리너지 관계자는 "LTO 기술이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하는 사례"라며 "파일럿부터 대규모 확장까지 타이탄볼트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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