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배우 김혜자가 건강 문제로 영화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자필 편지로 취재진에게 미안함과 진심을 전했다.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은 85세 대배우의 세심한 태도가 눈길을 끈다. 최근 연예계에서 일부 배우들의 태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도 상대를 배려한 김혜자의 모습이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김혜자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언론 시사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감기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불참했다. 당초 송일곤 감독과 함께 무대 인사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송 감독은 김혜자의 불참 소식을 전하며 “감기로 인해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게 되셨다”며 “간담회 전에 전화 통화를 했는데, 너무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계신다. 부축받으시면서라도 참석하실까 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혜자는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직접 쓴 손편지에 담았다. 영화사 측을 통해 취재진에게 전달된 편지에는 오랜만에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설렘과 작품에 대한 애정, 그리고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정성스럽게 담겼다.
김혜자는 편지에서 “오늘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니 조금 떨린다”며 “제가 오랜만에 영화를 했다.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고맙다”며 “오늘은 제가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가 작품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도 전했다. 송 감독이 보낸 편지 속 “순옥은 울지 않습니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한 시간이 여전히 찬란하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믿는 사람입니다”라는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는 것.
김혜자는 “우리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싶어 했는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정말 잊히는 것들이 있다”고 작품이 담아낸 기억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잊지 않고 마음에 품고 있으면 아주 오래전의 작은 빛도 다시 우리를 비춰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 영화를 보시고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빛 하나가 남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불참 자체보다 눈길을 끈 것은 그 이후의 태도였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약속한 자리에 서지 못했지만, 김혜자는 자신의 아쉬움과 작품에 대한 진심을 편지로 대신했다. 참석하지 못한 이유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간을 내준 취재진에게 감사를 전하며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직접 설명했다.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의 책임감과 배려가 드러난 대목이다.
한편 김혜자가 출연하는 ‘여전히 찬란하게’는 생애 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했던 단짝 친구를 60년 만에 다시 만나는 순옥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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