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루륨화은 콜로이드 양자점의 후성장 합성 과정 및 광학적 특성. (사진제공=고려대학교 정광섭 교수)
[충남일보 김현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 감지 등에 필수적인 중파장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는 차세대 광검출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정광섭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단파장 적외선 영역에 머물렀던 텔루륨화은 콜로이드 양자점에서 출발해, 입자 크기를 획기적으로 키우는 후성장 공정을 도입함으로써 중파장 적외선(3-5μm) 전 대역을 검출하는 비독성 광검출 소자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됐다.
중파장 적외선 검출 기술은 열화상 카메라, 의료용 체온 감지, 산업용 가스 분석 등 현대 산업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된 소자들은 대부분 수은(Hg) 등 인체에 유해한 독성 소재를 포함하고 있으며, 제작 과정에서 고가의 진공 장비가 필수적이라 대량 생산과 일반 소비자 시장 확대에 큰 제약이 있었다.
그 대안으로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인 콜로이드 양자점이 주목받아 왔으나, 이 역시 수은을 포함한 소재가 주를 이루어 바이오 및 의료 분야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독성이 없는 텔루륨화은(Ag2Te) 양자점이 대안으로 제시됐으나, 기존 방식으로는 입자 크기를 일정 수준 이상 키울 수 없어 중파장 적외선을 감지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기존 합성법의 한계를 깨기 위해 ‘후성장(post-growth) 공정’을 새롭게 고안했다. 130℃의 저온에서 작은 텔루륨화은 씨앗 입자를 만든 뒤, 이를 180℃에서 은 전구체와 환원제를 추가 투입해 더 크게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이 공정을 통해 연구팀은 입자 크기를 정밀하게 제어하며 중파장 적외선 전 대역을 감지할 수 있는 양자점 합성에 성공했다.
실제로 제작된 소자는 37℃와 40℃의 미세한 체온 차이를 명확히 구별해냈으며, 이는 정상 체온과 발열 여부를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빛에 반응하는 속도가 523 나노초(ns)에 달해, 비독성 중파장 적외선 소자 중 세계 최고 속도를 기록했다.
정광섭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친환경 소재인 텔루륨화은을 활용해 독성 문제없이 중파장 적외선 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특히 값비싼 진공 장비 없이 액체 상태의 소재를 도포하는 ‘용액 공정’을 통해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 이는 향후 의료용 발열 모니터링 시스템, 대기 오염 가스 탐지 등 실생활과 밀착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실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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