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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수 해상경정장 유치 놓고 지역사회 논쟁 확산

모터보트 경주 시설인 해상경정장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에 유치하는 방안을 놓고 지역사회의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여수박람회장 전경. /남도일보DB

모터보트 경주 시설인 해상경정장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에 유치하는 방안을 놓고 지역사회의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침체된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해양레저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시민사회에서는 사행성 문제와 해양환경에 미칠 영향 등을 충분히 검증한 뒤 시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하남시 미사리 해상경정장 입구. /여수시민협 제공

30일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 따르면 해상경정장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달 22일 서대현(여수2)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이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여수 유치를 공개 제안하면서다.

서 의원은 유람선과 케이블카 등 관람형 콘텐츠에 치우친 여수 관광산업의 한계를 지적하며 체험과 스포츠, 국제대회를 연계할 수 있는 해양레저 기반시설로 해상경정장을 제시했다.

앞서 주철현(여수갑) 국회의원도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과정에서 내·외국인 카지노와 경정장 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열린 정책협의회에서도 경정장 유치 필요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 필요성을 주장하는 정치권의 논리는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다.

주 의원 측은 "연간 1천300만 명가량이 방문하는 여수가 대표적인 해양관광도시로 자리 잡았지만, 기존 관광 콘텐츠만으로 갈수록 치열해지는 지역 간 관광객 유치 경쟁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국내 경정장이 경기도 하남 미사리 1곳에 그치는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24개 경정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여수에 국내 최초 해상경정장이 들어서면 새로운 관광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민사회에서는 관광 활성화라는 기대효과만으로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강흥순 여수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최근 SNS를 통해 "경정장 자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사행성,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국장은 "사업 추진에 앞서 시민 의견 수렴과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선 9기 여수시와 충분한 협의나 시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사업을 주요 현안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주 의원 측은 해상경정장을 단순한 도박시설로 규정하는 데 선을 긋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사업 주체가 되는 공공사업이라는 점과 경정사업을 통해 조성된 재원이 국민체육진흥기금과 지방재정 등에 활용되는 구조를 근거로 들었다.

사행성에 대한 우려 역시 제도적 보완을 통해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개인별 베팅·손실 한도와 실명 기반 출입 관리 등을 강화하고 수익금을 지역 관광산업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제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수시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도 반박했다. 주 의원 측은 "지난 7월 민주당 소속 여수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통합시의원, 여수시의원 등이 참여하는 자치분권정책협의회에서 경정장 문제가 논의됐다"며 "향후 시민 의견을 듣기 위한 토론과 검증에도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남시 미사리 해상경정장. /여수시민협 제공

논쟁이 이어지면서 시민사회도 직접 검증에 나서고 있다.

여수시민협 등은 최근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미사리 경정장을 찾아 운영 실태를 살펴봤다. 이번 답사에 참여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관광시설보다는 사행시설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며 SNS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기웅 여수시민협 사무국장은 "주 의원실 보좌진과 경정장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며 "사업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험 요소를 시민들과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보당 여수시지역위원회도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경정장 유치 반대 대열에 합류했다.

진보당 지역위는 "석유화학산업 위기와 인구 감소 등 지역이 해결해야 할 민생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사행산업인 경정장을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수의 바다가 관광자원인 동시에 시민들의 삶터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업 추진 여부를 정치권이 먼저 결정할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묻는 공론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여수시의회 차원의 공식적인 찬반 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박성미 여수시의원(기획행정위 부위원장)은 "경정장 유치 제안은 여수세계섬박람회 이후 연계 사업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의회는 아직 찬반 입장을 정하지 않았으며 공론화를 거쳐 조만간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수시 역시 구체적인 사업 추진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경정장 유치를 위해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사항은 없다"며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도 없지만 지역에 미칠 파급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역에서도 성급한 찬반 결정보다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수시민 김모씨는 "여수세계섬박람회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경정장 문제가 갑자기 나온 측면이 있다"며 "우선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경정장이 실제 지역에 도움이 되는 사업인지 차분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상경정장이 여수 관광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지, 사행성과 환경 문제를 안은 시설이 될지를 놓고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향후 예정된 공론화와 타당성 검증 과정이 사업 추진 여부를 가를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동부취재본부/허광욱 기자 hk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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