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구글과 볼보가 차량 외부 카메라와 연동되는 제미나이 기반 인공지능(AI) 기능을 차세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60에 도입한다. 차량이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이를 음성으로 설명하는 형태로, 자동차 AI 경쟁이 단순 음성 명령을 넘어 ‘시야 이해’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IT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양사는 구글 I/O 2026에서 EX60용 신규 AI 기능을 공개했다. 핵심은 운전자가 차량 주변 상황을 질문하면 제미나이가 외부 카메라가 포착한 장면을 바탕으로 도로 환경과 표지판 정보를 해석해주는 방식이다.
볼보는 현재 구글의 차량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EX60에서는 제미나이가 차량 외부 카메라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이 첫 사례로 제시한 기능은 복잡한 주차 표지판 해석이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여기에 주차할 수 있나"라고 물으면 제미나이가 표지판 내용을 읽고 주차 가능 시간이나 허가 필요 여부, 적용 제한 등을 설명하는 식이다.
구글은 향후 기능 범위를 더 넓힐 가능성도 언급했다. 차선 표시나 도로 표지판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주변 랜드마크와 식당, 건물 등에 대한 질문에도 답할 수 있도록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패트릭 브래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부사장은 "제미나이가 운전 중 주변 환경을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더 유용한 주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능은 AI 모델만으로 구현되는 것은 아니다. EX60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시스템온칩(SoC)이 탑재되며, 차량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체계도 함께 활용된다. 차량 외부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 처리하고 지속적으로 기능을 개선하려면 고성능 연산 자원과 업데이트 인프라가 필수라는 의미다.
다만 실제 사용성은 정확도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주차 표지판 해석 기능은 운전자 입장에서 즉각적인 편의를 제공할 수 있지만, 잘못된 판단이 과태료나 차량 견인 같은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구글 역시 이 기능의 검증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운전자가 신뢰하지 못하면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로 꼽힌다.
카메라 기반 AI는 내비게이션 기능 고도화에도 연결된다. 볼보는 구글 지도의 새로운 ‘몰입형 내비게이션’ 기능을 우선 적용받는 업체 중 하나가 된다. 이 기능은 실제 도로 환경과 유사한 3차원 그래픽 기반 길안내를 제공한다. 여기에 차량 카메라 정보가 결합되면 "앞 신호등을 지나 도서관 앞에서 좌회전하라"처럼 주변 랜드마크를 반영한 대화형 길안내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차량용 AI 경쟁의 방향 변화를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차량 AI가 음성 명령과 차량 제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운전자와 상호작용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볼보는 차량 하드웨어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생태계를 결합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고, 구글은 제미나이 적용 범위를 스마트폰과 검색 서비스 밖 자동차 영역까지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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