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엔진 전력·추진 통합, LIG AI 무인전력… ‘체계 수출’ 경쟁 본격화
-패키지 수출·유무인 복합전… 해양방산, 플랫폼서 ‘작전 구조’로 이동
함정은 더 이상 단일 무기가 아니다. 엔진, 전력, 무인체계, 유도무기가 하나의 작전 구조로 묶이기 시작했다. 1일 경남 진해에서 열린 ‘이순신방위산업전(YIDEX 2026)’은 그 변화를 그대로 보여줬다.
사진=STX엔진
이번 전시에서 드러난 흐름은 명확했다. ‘개별 장비’가 아니라 ‘통합 체계’를 누가 먼저 완성하느냐의 경쟁이다. STX엔진과 LIG넥스원(Defense&Aerospace)은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STX엔진은 엔진 기업의 틀을 벗어났다. 기존에는 함정용 디젤 엔진 공급이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추진체계와 전력 시스템, 감시 장비까지 묶은 ‘토탈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된 1163 시리즈 주기용 엔진과 4000 시리즈 발전기 엔진은 단순 동력 장치가 아니다. 함정 내 전력 생산과 분배까지 연결되는 구조다. 여기에 예인음탐기(TASS)와 해안감시레이더까지 포함하면서, 탐지-추진-전력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묶었다.
이 전략은 수출 시장에서 바로 통한다. 필리핀, 태국 등에서 이미 추진기관 시스템 공급 경험을 쌓은 STX엔진은 중남미·중동 함정 사업까지 참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단일 장비가 아니라 ‘패키지’로 들어가는 순간, 수주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LIG D&A는 다른 축에서 접근했다. 이 회사가 제시한 것은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다. 핵심은 무인 수상정이다. 정찰용 무인정부터 전투형 무인정 ‘해검X’, 자폭형, 기뢰전 수행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공개됐다. 여기에 20mm 원격사격체계(RCWS),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이 결합된다. 무인 플랫폼에 화력을 직접 얹은 구조다.
이 체계는 단순 자동화가 아니다. 사람이 운용하던 전투를 네트워크 기반으로 분산시키는 구조다. 다수의 무인정이 동시에 작전하고, 유인 함정은 지휘와 통제에 집중한다. 전투 방식 자체가 바뀌는 단계다.
사진=LIG D&A
LIG D&A는 여기에 정밀 유도무기와 전자전 체계까지 결합했다. 함대공유도탄-Ⅱ, CIWS-Ⅱ, 전자전 장비 등은 단순 방어가 아니라 ‘현존 전력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 기존 함정을 교체하지 않고도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두 회사가 보여준 방향은 하나로 수렴된다. 해양 방산은 ‘플랫폼 수출’에서 ‘작전 체계 수출’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함정을 한 척 파는 것이 목표였다. 지금은 다르다. 엔진, 전력, 무인체계, 무장, 전자전까지 하나로 묶어야 한다. 그래야 실제 전투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완성형 전력’이 된다.
이 구조에서는 기술 하나로는 경쟁할 수 없다. 통합 능력이 곧 경쟁력이다. 설계부터 운용까지 전체를 묶을 수 있는 기업만 살아남는다.
글로벌 시장도 이미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각국 해군은 비용과 인력 부담을 줄이면서 전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유무인 복합전력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장비를 개별적으로 도입하기보다 패키지 형태로 도입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이번 YIDEX는 그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한국 기업들이 단순 공급자를 넘어 ‘전투 구조 설계자’로 올라서고 있다는 신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제 해양 방산 경쟁은 함정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아니라, 전투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엔진·전력·무인체계·무장을 통합한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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