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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에볼라의 공포 속에 떠난 아프리카 여행

2014년 32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떠났다. 홀가분하면서도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남던 무렵, 우연한 기회에 한국비경촬영단 이만욱 대표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촬영팀이 꾸려졌다.

2014년 32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떠났다. 홀가분하면서도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남던 무렵, 우연한 기회에 한국비경촬영단 이만욱 대표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촬영팀이 꾸려졌다.

평생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아프리카였다. 그러나 여행을 결정하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만만치 않은 비용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무겁게 한 것은 당시 세계를 공포에 빠뜨렸던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 disease)였다.

2013년 말 서아프리카 기니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에볼라 유행은 2014년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으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2014년 8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을 높은 치사율 때문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했다. 연일 뉴스에는 '아프리카'와 '에볼라'라는 단어가 함께 등장했고,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위험한 곳이라는 막연한 인식까지 퍼졌다. 가족들의 걱정도 컸다.

에볼라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곳은 서아프리카였고, 에볼라 발생지 ‘기니’와 동아프리카의 ‘케냐 나이로비’ 간의 거리는 약 5,700km였다. 그럼에도 여행업계가 받은 충격은 엄청났다. 항공편이 줄고 관광객들의 무더기 예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아프리카 관광산업 전체가 위축됐다. 평소라면 관광객으로 붐볐을 사파리 지역도 한산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때 케냐에 거주하는 두 사람, 전 일정 가이드 역할을 하기로 한 이상일 님과,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아프리카 야생의 사진으로 개인전을 열어 큰 주목을 받았던 사업가이자 사진작가 김병태 님의 격려 덕분에 긍정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여행을 포기하지 않은 다섯 명의 시니어 사진가가 방콕을 경유해 케냐 나이로비로 향했다. 15시간의 비행 끝에 마침내 아프리카 땅을 밟았다. 그리고 케냐,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3개국을 15박 17일 동안 촬영 여행을 했다.

그렇게 만난 아프리카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늘 내 기억 속에 함께 했다. 수많은 사진들을 다시 고르고 골라서 더 늦기 전에 그 사진들에 이야기를 담아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

아프리카에서의 첫 목적지는 사파리의 상징과도 같은 케냐의 암보셀리 국립공원이었다.

케냐 암보셀리국립공원에서 만난 풍경

사파리 차량에 올라 공원 안으로 들어서자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과는 달랐다. 끝없는 초원, 듬성듬성 서 있는 아카시아나무, 멀리 솟아 있는 킬리만자로산, 그리고 대지 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야생동물들…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한산함이었다. 에볼라에 대한 공포로 관광객이 급감했고, 사파리 차량도 거의 볼 수 없었다. 사람의 간섭이 줄어든 만큼 야생동물들은 차량을 의식하지 않는 듯 자연스러운 행동을 보여주었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찾아온 아프리카가 오히려 사진가에게 뜻밖의 선물을 안겨준 셈이었다. 평소라면 몇 달 전부터 예약해야 할 롯지와 숙소도 텅 비어 우리는 어디서든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킬리만자로산 아래를 걷는 거인들, 14 마리의 코끼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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