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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에너지 쇼크 덮친다…석유·전력 생산비 최대 80% 급등 전망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은 직접적인 비용 상승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핵심 소재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국은 에너지와...

에너지 쇼크 덮친다…석유·전력 생산비 최대 80% 급등 전망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긴장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흔들며 한국 산업 전반에 ‘비용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경우 제조업 생산비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한국 제조업 평균 생산비는 최대 11.8%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 산업 평균 생산비 역시 9% 이상 오르며 경제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27%, LNG의 22%가 통과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병목지점이다. 이 지역에서 군사 충돌이 확대되며 항로가 차단될 경우 국제 에너지 가격은 급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고서는 봉쇄 기간에 따라 에너지 가격 상승 폭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해협 봉쇄가 3주 이내 단기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5~125달러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봉쇄가 1~3개월 이어지면 유가는 120~160달러까지 상승하고, 3개월 이상 장기화될 경우 150~180달러 수준, 극단적으로는 2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LNG 가격 역시 같은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60~90% 상승, 중기적으로는 최대 140%, 장기화 시에는 150~200%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곧바로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연구원은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분석에서, 해협 봉쇄가 3주 이내 종료되더라도 제조업 생산비는 5.4%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상승폭은 두 배 이상 확대된다.

특히 에너지 집약 산업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석탄 및 석유제품 생산비는 봉쇄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82.98%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가스·증기 생산비 역시 같은 조건에서 77.71%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여파는 연쇄적으로 다른 산업으로 확산된다. 화학제품은 최대 14.84%, 비금속광물은 12.09%, 1차 금속과 운송서비스는 약 9% 안팎의 생산비 상승이 예상된다.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 역시 최대 3% 이상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 구조상 충격은 더욱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원유와 LNG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 의존도 또한 높은 편이다. 단순한 가격 상승뿐 아니라 물량 차질까지 겹칠 경우 실제 피해 규모는 분석치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분석이 에너지 가격의 직접적인 투입 효과만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은 직접적인 비용 상승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핵심 소재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국은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망 전반에서 중동 의존도가 높아 복합적인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에너지원 다변화와 함께 산업 공급망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 이후 중동 지역 인프라 재건과 식량안보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관련 수요에 대한 선제 대응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정학적 충돌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안보가 곧 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 역시 구조적 대응에 나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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