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빈곤에 갇힌 노년…폭염도 한파도 그냥 견뎠다
두암주공4단지 전수조사…냉·난방 부족 87%·건강이상 46%
에너지 복지서비스 ‘몰라서 못 받아’…구체적 지원체계 필요
2026년 07월 21일(화) 20:05
전남광주 지역의 고령의 에너지 취약계층이 냉·난방 부족, 폭염·한파 대처 공간 부족 등 건강·안전 위험 요소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무등종합사회복지관은 최근 노후 영구임대주택인 전남광주시 북구 두암주공4단지(1993년 준공) 주민 1133세대에 대한 에너지 취약주민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복지관은 지난 3월 9일부터 31일까지 가구방문, 기관내방, 설문부스 등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기후위기·에너지 비용 상승 등에 취약한 주민을 발굴하고, 냉·난방 이용 실태와 주거환경, 에너지 비용 부담, 안전 문제, 복지서비스 이용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취지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전체 1133세대 중 592세대가 응답했으며, 응답자의 83.1%(492세대)는 1인 가구, 70.4%(417세대)는 노인 가구였다.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80.7%(478세대)였다.
응답자 중 ‘냉·난방이 부족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87%(515세대)에 달했다.
이 중 경제적 이유로 냉방 부족을 겪었다는 이는 71.2%(422세대)였다. 이 중 60일 넘게 냉방 부족을 겪었다는 응답자도 40%(204세대)에 달했다.
경제적 이유로 난방 부족을 겪은 세대는 69.2%(410세대)로, 60일 넘게 난방 부족을 겪은 경우는 43%(219세대)였다.
여름철 전기 사용 금액은 1만원 미만이 50%(298세대), 1~3만원이 25%(149세대)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겨울에도 전기 사용 금액이 1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42%(252세대)에 달했다.
폭염이나 한파에도 피할 공간이 없다는 응답은 63.6%였다. 냉·난방 부족으로 수면장애, 통증, 호흡기 문제 등 건강상의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46%였고, 실제 병원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35%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7%가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크거나 매우 크다고 답했으며, 45%는 에너지 비용을 납부하기 위해 식비, 의료비, 교통비 등 다른 필수지출을 줄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거 환경도 취약했다. 주거 환경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45%(265세대),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은 17%(101세대)였다. 바닥 냉기(57%·201세대)가 가장 큰 문제로 꼽혔으며, 단열 부족(22%·53세대), 곰팡이(15%·41세대), 결로(5%·8세대) 등 문제점이 확인됐다.
에너지 안전도 위험한 상태였다. 콘센트 부족으로 여러 개의 멀티탭을 연결해 사용하는 세대는 19%(99세대), 오래된 전선을 피복이 벗겨진 채 방치하고 있는 세대는 16%(82세대)였다.
냉·난방 부족으로 수면장애, 통증, 호흡기 등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이들도 46%(221세대)에 달했다.
에너지 취약계층은 관련 에너지 복지서비스를 ‘몰라서’ 지원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에너지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지원 사업 자체를 몰라서’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43.1%(238세대)에 달했다. ‘신청 방법을 몰라서’라고 응답한 사례도 24.5%(130세대)였다.
현장에서는 전기·난방요금 감면, 에너지바우처, 주거 환경 개선 등을 넘어 상시적으로 에너지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점검 및 환경 개선을 해 주는 체계가 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장기적인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중심의 에너지돌봄 체계 구축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전남광주시 북구 에너지 기본 조례에는 에너지 복지 및 에너지 취약계층 발굴·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 부족한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적 논의와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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