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이 위축된 유럽에서 자산담보금융(ABF)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대체자산운용사 애로우 글로벌의 토니 맥더모트 크레딧 및 대출 솔루션 부문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6 하반기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유럽 은행들이 부동산 대출을 축소하는 동안 사모신용 시장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크다고 봤다.
맥더모트 대표는 유럽중앙은행(ECB) 통계를 근거로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올해 2분기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했다고 응답한 은행의 비율은 7~9%로 나타났다. 맥더모트 대표는 "신용 여건 긴축이 대출 선별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은행의 특징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파편화'를 꼽았다. 지난해 12월 기준 유로존 대출 가운데 국경 간 대출은 약 6%에 그쳤다. 유럽 은행들 대부분은 여전히 주로 자국 시장 안에서 영업한다는 의미다. 은행 중심 구조도 뚜렷하다. 상위 5개 은행의 대출 점유율은 그리스가 100%, 포르투갈 73%, 스페인 64%에 달했다. 유럽 신용자산의 80%가 은행 대출로, 미국(45%)과 차이가 크다. 유럽 ABF 시장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미국(34%)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맥더모트 대표는 "덜 성숙하고 파편화된 유럽 시장은 특히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타깃으로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꼽았다. 유럽 부동산 투자 시장은 2조유로(약 2983조원) 규모이며 주거용 부동산 비중이 28%로 가장 크다. 여기에 더딘 토지 전환·인허가와 건설 인력 부족, 높은 건축·금융 비용 등으로 인해 유럽 주택은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맥더모트 대표는 "은행이 개발·과도기·복잡 자산에서 발을 빼고 있어 사모신용이 맞춤형 구조로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봤다. 학생 숙소, 시니어 리빙, 공유주거, 호텔 등이 주요 대상이다.
특히 미드마켓 대출에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부동산 대출기관 중 최대 대출 규모가 2억 유로 초과인 곳이 34%인 반면, 2500만~5000만 유로 구간은 19%, 2500만 유로 미만은 9%에 불과했다. 대출기관의 여력이 라지마켓 대출에 치우쳐 있다는 의미다. 맥더모트 대표는 이를 놓고 "가장 중요한 기회"라고 표현했다.
맥더모트 대표는 "성공을 위해서는 현지 플랫폼 역량이 필수"라며 영국·아일랜드, 프랑스, 독일·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에 현지 거점을 두고 중앙 투자팀과 연계하는 모델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아일랜드 코크 학생 숙소 개발대출로 내부수익률(IRR) 14.9%를 달성한 사례 등을 주요 투자 케이스로 소개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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