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화면. 사진=구글플레이 캡처
[THE Biz(더비즈)=고정빈 기자]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 직구 플랫폼이 여러 논란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국내 이커머스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초저가 상품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리면서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20일 와이즈앱·리테일이 국내 신용·체크카드 결제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올 1~4월 3사 합산 결제추정금액은 1조67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같은 기간(1조원) 대비 67.5% 증가한 수치다.
지난 4개월간 합산 결제추정금액은 알리익스프레스가 가장 높았고 테무와 쉬인이 뒤를 이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결제추정금액은 테무의 4배를 웃돌았다. 결제 횟수 기준으로는 테무가 3억4300만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알리익스프레스(1억8800만건)·쉬인(2200만건) 순이었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조사한 결과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857만명)와 테무(800만명) 애플리케이션(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나란히 800만명대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안착했다. 쉬인은 1분기 기준 앱 사용자가 많이 증가한 플랫폼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달 쇼핑 앱 부문에서 신규 설치 74만9320건으로 가장 많은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전월(67만913건)에 이어 두 달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알리 앱도 36만9020건 설치됐다.
쉬인 메인화면. 사진=쉬인 홈페이지 캡처
C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이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디자인의 의류를 국내 플랫폼 대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 요소다.
특히 경기 침체와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초저가 전략이 빠르게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물류 시스템 개선과 한국어 서비스 강화, 무료배송 확대 등이 이뤄지면서 진입 장벽도 낮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 11번가, G마켓 등 국내 플랫폼들이 빠른 배송과 멤버십 서비스, 브랜드 신뢰도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가격 경쟁에서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C커머스의 성장세는 단기간에 꺾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 플랫폼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시장 내 이용자 기반을 먼저 확보한 뒤 광고·물류·멤버십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이커머스는 오히려 C커머스의 성장을 받아들이고 협력하는 방안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11번가는 중국 대표 이커머스 기업 징둥닷컴과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는 11번가 판매자 상품을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역직구 사업을 상반기 내 선보일 계획이다.
G마켓도 ‘알리바바’와 협력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G마켓은 지난해 모기업인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5대5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JV)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G마켓 판매자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만 품질 논란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 유해물질 검출 이슈 등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3월 주요 해외 직구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헤드폰 20개의 유해 물질 안전성 검사 결과 조사 대상 제품 중 35%(7개)에서 국내 안전기준(0.1% 이하)을 최대 200배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소비자원은 해외직구 플랫폼 사업자에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해당 제품의 판매 차단을 권고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즉시 판매를 중단하며 적극적인 조치에 나섰다.
서울시가 지난 3월 알리익스프레스·쉬인 등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제품의 안전성을 검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카드뮴, 납 등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지난해에도 아동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지속적으로 나오며 품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커지면서 C커머스의 초저가 전략이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패션과 생활용품을 넘어 다양한 카테고리로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국내 플랫폼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업체들은 배송 속도와 고객 서비스, 브랜드 신뢰도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가격 경쟁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멤버십과 콘텐츠, 자체 브랜드(PB) 강화 등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