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에 있는 알엔티엑스 본사 전경. 사진=알엔티엑스
코스닥 상장사 알엔티엑스(전 아이윈플러스)가 전환사채(CB) 재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여전히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리스크가 남아 있다. 단순 자금 조달을 넘어 전환 구조 전반에서 수급 부담 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는 이사회를 소집해 후속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알엔티엑스는 만기 전 취득한 제5회차 전환사채 일부를 카이로스와 한국컨텐츠에쿼티1호조합, 블루1호조합에 재매각했다. 해당 물량은 총 12억원 규모로 회사는 콜옵션(매수청구권) 행사로 확보한 CB를 다시 시장에 넘기며 운영자금 확보에 활용했다.
이번 거래는 표면적으로 재무 유동성 확보 성격이지만 구조적으로는 전환 가능 물량을 외부 투자자에게 재배분하는 과정에 가깝다. 특히 매수자가 특정 기관이 아닌 조합 및 소규모 투자자로 분산된 점은 향후 수급 측면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매수자는 카이로스를 비롯해 ▲한국컨텐츠에쿼티1호조합 ▲블루1호조합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투자 의향 및 납입 능력’을 기준으로 선정됐으며 단기 차익 실현을 목표로 하는 재무적 투자자(FI) 성격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FI 중 카이로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 2000만원, 당기순손실 480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창출은 미미한 소규모 법인이다.
이기백 씨가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한동윤 대표이사의 4인 출자 기업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반도체 장비 제조 코스닥 상장사인 더코디가 50억원 규모 CB를 발행할 당시 인수자로 나선 기업이기도 하다. 연매출이 1억원에도 미치지 못 하는 기업이 연이어 수십억원대의 CB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며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들의 정체와 자금력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컨텐츠에쿼티1호조합은 최인태, 김의주 씨를 출자자로 하는 2인 투자조합이며, 블루1호조합 역시 이석환 씨를 대표 조합원으로 하는 2인 조합으로 이 씨가 60% 출자하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CB 잔액이다. 공시에 따르면 제5회차 CB의 미전환 잔액은 약 34억7000만원 수준이다. 전환가액 965원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359만5854주 규모의 잠재 발행 가능 주식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는 단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현재 발행주식 대비 약 3% 중후반 수준의 희석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이는 잠재 매도 물량이다. 특히 전환청구 기간이 이미 시작된 상태라는 점에서 해당 물량이 언제든 실제 시장에 출회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일부 물량은 기존 주주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16일 전환청구권 행사로 약 5억원 규모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며 51만8133주가 내달 6일 신규 상장될 예정이다. 전체 발행주식 대비 약 1.6% 수준으로 오버행이 단순 ‘잠재 리스크’가 아닌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구조 역시 수급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CB 투자자는 일정 시점마다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지, 원금에 프리미엄을 더해 상환을 요구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주가가 상승할 경우 전환을 통해 차익 실현에 나서며 시장에 매물이 출회되고, 반대로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환을 요구해 회사의 현금 유출 부담이 확대되는 구조다. 이처럼 주가 흐름에 따라 전환과 상환이 반복될 수 있어 알엔티엑스 입장에선 지분 희석과 현금 부담 사이에서 대응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수급과 재무 측면 모두에서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이번 CB 재매각은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오버행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투자자 분산을 통해 전환 주체가 다양해지면서 향후 물량 출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향후 관건은 전환 속도와 주가 레벨이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상회하는 구간이 길어질수록 전환 유인은 커지고 이는 곧 추가 물량 출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주가가 부진할 경우에는 조기상환 부담이 부각되며 재무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환권 행사 공시 후 알엔티엑스의 주가는 17일 오전 10시 54분 장중 기준 전일 대비 16% 이상 하락하며 1661원선에 거래 중이다. 52주 최고가(2255원) 대비 27% 가량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544억원까지 축소됐다.
알엔티엑스의 CB 구조는 ‘전환 시 지분 희석, 미전환 시 현금 부담’이라는 이중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재매각을 통한 단기 자금 확보와 별개로 중장기적으로는 오버행 관리가 기업가치 안정의 핵심 과제다. 연결 기준 작년 말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51억원 규모로 2023년 말 131억원 대비 80억원 가량 축소됐다. 또한, 단기금융상품투자 역시 245억원 규모에서 '0'가 된 상황으로 현금 여력이 크게 줄었음을 나타냈다.
뉴스톱은 이와 관련 알엔티엑스 측에 문의하고자 했지만 "이사회가 곧 소집돼 추후 답변 드리겠다"고 밝혔다. 회사의 전환청구권 행사 후 곧바로 이사회가 소집된 점은 후속 대응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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